[실전 특허경영⑮] 물건 및 방법 청구항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9/05 [15:15]

[실전 특허경영⑮] 물건 및 방법 청구항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19/09/05 [15:15]

발명과 특허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발명가야말로 청구항에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지나치지 않다. IP타깃이 발행한 ‘강한 특허 A to Z’ 보고서를 기반으로 특허제도의 각종 규제를 회피 ·우회하기 위해 고안된 물건 및 방법 청구항에 대해 설명한다. <편집자>

 

▲ 2017년 심판청구 및 심판처리 현황(특허심판원)     © 특허뉴스



물건청구항(Apparatus Claim)

 

물건청구항은 “apparatus claim”으로서, 이는 장치청구항 또는 제품 청구항이라 할 수 있는 “machine claim”과 “물품청구항”이라 할 수 있는 “article of manufacture claim”을 총칭한다. 물론 이러한 명칭은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장치를 일반적으로 machine이라 부르며, 이러한 장치에 의해 제조되는 물건을 article이라 부르던 관행에 기인한다. 따라서 지식기반시대인 21세기에는 상기 청구항들 사이의 경계는 모호한 편이다. 

 

장치청구항은 대부분 대규모 제조장치에 대한 청구항이다. 대부분의 제조장치가 기존 부품과 새로운 부품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치청구항 역시 상기 장치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 및 상기 요소들 사이의 조합을 명시하는 수많은 제한조건을 포함한다. 따라서 장치청구항은 대부분 복잡하다는 특징이 있다.

 

장치청구항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대부분의 청구항 요소가 일상적 명칭을 사용하기보다는 기능성 명칭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제조장치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장치의 각 부분 자체도 다수의 부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따라서 장치청구항의 요소 역시 기능에 근거한 명칭을 사용해 청구항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만일 제조장치에 대한 선행기술이 있을 경우, 상기 장치의 신규 부품에 대한 청구항을 작성하거나, 신규 부품과 기존 부품의 조합에 대한 청구항을 작성하거나, 상기 장치의 신규 용도에 대한 청구항을 작성할 수 있다. 즉 장치 자체가 수많은 부품의 조합이기 때문에 장치 전체가 신규하지 않더라도 장치의 신규한 일부분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다.

 

물품청구항은 단일 물품에 대한 청구항으로서 새로운 요소 또는 기존 요소들의 새로운 조합을 이용한 새로운 구성이나 기능에 대한 발명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물품청구항은 위에서 설명한 장치청구항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물품 발명 자체가 간단하므로, 물품청구항 요소는 주로 일상적 명칭을 사용한다.

 

방법청구항 (Process Claim)

 

방법청구항은 “process claim” 또는 “method claim”이라 지칭된다. 방법청구항의 금지권의 대상은 청구항 본문에 명시한 방법이지 물건이 아니다. 이에 따라 발명가는 경쟁자가 방법청구항에 기재된 방법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물건이 청구발명인 물건청구항과 방법이 청구발명인 방법청구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물건청구항의 요소가 청구발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장치 또는 부품인 반면 방법청구항의 요소는 청구발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각의 공정 단계(step)라는 점이다. 따라서 물건청구항의 요소가 ‘명사’라면 방법청구항의 요소는 “동사~ing”의 형태인 동명사 또는 현재분사이다.

 

청구항의 권리범위는 청구항 요소에 의해 결정되므로 청구항 요소의 명칭은 청구항 범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물건청구항을 작성할 때에는 청구항 요소의 명칭을 선정하는 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방법청구항의 요소는 각각의 단계를 나타내는 “동사~ing”이다. 따라서 특별히 의미가 좁은 동사를 의도적으로 선정하지 않는 한, 방법청구항의 경우에는 청구항 요소의 명칭을 결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 특허 심판의 절차(특허심판원)     © 특허뉴스

 

발명가가 방법청구항을 이용해 경쟁자의 침해를 입증하려면 증거가 필수 요건이므로 증거조사제도가 취약한 국내에서는 방법청구항의 실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증거조사제도가 강력한 미국에서는 특허침해 소송을 통해 침해의심 제조업체의 제조방법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권리범위가 넓게 작성한 방법청구항은 상당한 억제력을 지닐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리인은 발명가가 착상한 발명의 핵심을 파악한 후 청구항을 작성한다. 또한 대리인은 자신이 작성한 한 형태의 청구항을 참고해 다른 형태의 청구항을 작성하기도 한다. 특히 발명가가 착상한 발명이 장치나 물품과 같은 물건이거나 조성물일 경우 대리인은 먼저 물건청구항이나 조성물청구항을 작성한 후 이를 변환해 방법청구항을 작성한다. 하지만 물건청구항의 요소는 부품이나 물질인 반면 방법청구항의 요소는 step들이다. 따라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물건청구항을 방법청구항으로 변환할 경우, 방법청구항은 수없이 많은 요소 및 제한조건으로 범위가 필요 이상으로 협소해질 수 있다. 

 

조성물청구항 (Composition of Matter Claim)

 

조성물청구항은 “composition of matter claim”이라 지칭되며, 조성물청구항은 실질적으로 물건청구항의 일종이다. 물건청구항과 마찬가지로 조성물청구항의 청구발명은 물건이며, 청구항 요소 역시 물건이다. 단 부품이나 장치가 요소인 물건청구항과 달리 조성물청구항은 신규 또는 기존의 화합물 또는 혼합물이 청구항 요소라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의 수는 제한되어 있으며, 인류가 자주 활용하는 대부분의 원소들은 발견된 지가 이미 오래 전이다. 최근 발견된 원소들은 극한 상황에서 존재하는 물질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성물청구항은 대부분 신규 화합물 또는 기존 화합물과 신규 화합물의 조합에 대한 청구항이며, 상기 청구항의 요소 역시 신규 화합물 또는 기존의 원소, 기존 화합물 및 기존 화합물과 신규 화합물의 조합이다.

 

조성물청구항이 화학식 또는 구조식을 이용해 다수의 화합물을 청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발명가가 아무리 공을 들여 신규 화합물을 합성하고 이를 특허로 출원·등록하더라도, 경쟁자는 상기 화합물의 골격을 하찮을 정도로 수정하거나, 동일한 골격에 상이한 원자 1~2개를 치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쉽게 상기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우회·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화학, 재료, 약학 분야의 조성물 발명을 착상한 발명가는 특허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에서 수십 장에 걸쳐 상상 가능한 유도체나 치환 물질을 열거하는 경우가 많다. 

 

조성물청구항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폐쇄형 전환구(closed claim)에 해당하는 “구성되는” 또는 “consist of”를 사용하거나 부분 폐쇄형 전환구(partially closed claim)인 “주로 구성되는” 또는 “consist essentially of”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즉 이미 알려진 원소와 화합물의 신규 조합을 청구하다보니 수많은 선행기술을 극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개방형 전환구 대신 폐쇄형 전환구 또는 부분 폐쇄형 전환구를 이용해 신규성 및 진보성 요건을 만족해야하기 때문이다. 

 

조성물청구항은 특허출원서에 첨부 도면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특징을 가진다. 즉 발명가가 신규 조성물을 합성하는 공정에 대한 도면을 첨부하거나 신규 화합물의 구조식을 도면으로 첨부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조성물특허는 도면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조성물청구항의 또 다른 특징은 기재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즉 조성물 발명은 화학, 의학, 약학, 재료 등 예측불가능 분야(unpredictable art)의 발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명확성 요건, 서면기재 요건, 실시가능 요건 등의 기재요건을 만족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바꾸어 말하면, 청구항으로 관활한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발명의 설명”을 작성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조성물청구항은 외관상으로는 간단해보이지만, 물건청구항이나 방법청구항에 비해 특이한 측면이 많다. 따라서 조성물 청구항 및 이를 뒷받침하는 “발명의 설명”의 작성 역시 발명가가 직접 적성할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유능한 변리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상책이다.

 

▲ 특허출원 및 심사절차 흐름도(특허청)     © 특허뉴스

 

기능청구항 (Functional Claim)과 제한조건

 

장치청구항과 물품청구항으로 구성되는 물건청구항은 청구발명을 달성하기 위한 물건의 구성·구조 등을 청구항 요소로 포함하는 반면 방법청구항은 청구발명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공정 단계(step)를 청구항 요소로 포함한다. 하지만 물건청구항은 구성·구조에 대한 청구항 요소를 명시하는 대신 청구발명을 구현하기 위한 기능·수단을 청구항 요소로 명시할 수 있다. 이러한 청구항을 기능청구항 또는 “functional claim”이라 지칭한다.

 

발명가와 대리인이 기능청구항을 이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경우 경쟁자가 물건청구항의 요소나 방법청구항의 단계를 우회·회피하며 청구발명을 유사하게 구현하기는 용이한 반면 청구발명의 기능을 우회·회피하며 청구발명을 유사하게 구현하기는 몹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능청구항은 물건청구항의 요소나 방법청구항 단계의 일부를 기능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기능청구항은 물건청구항이나 방법청구항과 병행해 또는 별도로 발명가에게 다양한 종류의 권리범위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같이 청구항의 요소나 제한조건을 구조나 단계만으로 표현하지 않고 기능을 위주로 표현한 경우, 이를 미국 특허업계에서는 기능적 서술 또는 “functional expression”이라고 지칭한다.

 

미국 특허제도의 전형적 기능청구항은 “means-plus-function 청구항”이다. 기능청구항은 19세기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원칙적으로 상기 청구항의 권리범위는 청구항에 명시한 기능을 수행하는 모든 구성·구조는 물론 발명가가 특허 출원 시 “발명의 설명”에 기재하지 않은 구성·구조이더라도 발명가가 청구항에 기재한 청구발명을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구성·구조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즉 means-plus-function 청구항은 발명가가 특허 출원 시 생각하지도 못한 구성·구조도 추후 권리범위에 포함할 수 있는, 발명가에게는 굉장히 유리한 청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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