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덩치 커진 IP공공기관 ‘고속성장’... 하지만 민간 IP기업은 ‘흔들’

비대화·비효율·민간시장 중복 등 IP산업계 고질적 문제 해결 시급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1/07/01 [21:15]

[분석] 덩치 커진 IP공공기관 ‘고속성장’... 하지만 민간 IP기업은 ‘흔들’

비대화·비효율·민간시장 중복 등 IP산업계 고질적 문제 해결 시급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1/07/01 [21:15]

 

본지는 IP분야 공공기관의 예산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ALIO) 20211분기 공시자료를 분석했다. 2021년 현재 특허청 소속 공공기관은 5개 기관으로, 이중 연구기관인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을 제외한 사업을 수행하는 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5월 출범하였고 실질적으로 2018년 예산부터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어 2018년을 기준 연도로 기관별 성장률을 분석했다.

 

특허청 소속 공공기관 예산 매년 큰 폭 증가...

전체 공공기관 성장률 5배 이상,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10배에 육박

 

본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ALIO)에 최근 공시된 특허청 소속 공공기관의 결산 및 올해 예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허청 소속 공공기관의 사업 예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소속 4개 공공기관의 고유사업의 수입 총액은 2018년 약2,132억원에서 2021년 약3,345억원으로 3개년도 동안 약 57%가 증가하여 연평균 16.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특허청 공공기관 연도별 고유사업 수입 추이(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참고로 우리나라 전체 공공기관의 총 고유사업 수입은 지난 최근 5개년도 동안 연평균 약 3.2%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비교 기간이 2개년이 더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특허청 4개 공공기관의 고유사업 수입은 전체 공공기관 고유수입 증가율의 5배 이상이 되고 특히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약 10배에 육박하는 높은 증가율이다.

 

▲ 전체 공공기관 최근 5개년도 고유사업 수입(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청 공공기관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

 

특허청 소속 공공기관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가장 몸집이 큰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다.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한국발명진흥회를 따돌리고 가장 큰 IP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수입 결산액(1300억원)2018년 결산액(575억원)대비 226%나 성장했고 2021년도 예산은 228% 늘어난 금액으로 편성돼 지속적으로 큰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의 이러한 큰 폭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IP-R&D 전략지원 사업으로 지난 2016년 약180억원 규모에서 2020년 약460억원 규모로 확대되었다. 특히 IP-R&D 전략지원 사업 중 중소기업이 원천·핵심특허를 선점할 수 있도록 기업 R&D 현장에 특허전략전문가를 투입하여 맞춤형 특허전략을 제시하는 지재권 연계 연구개발 전략지원 사업이 작년도 약370억원으로 가장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최근 5개년 특허전략개발원 주요 사업별 결산/예산(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특허청 공공기관은 급격히 비대화 하는데 민간 IP서비스 시장은?

공공·민간 균형발전 관련, IP공공기관의 자체 사업 확대에 민간 IP업체 불만의 목소리 커져

 

특허청 소속의 공공기관들이 이렇듯 큰 폭으로 성장해 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민간 IP서비스 산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IP분야에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공공기관의 성장이 낙수효과로 이어져 공공과 민간의 균형발전으로 민간 IP산업계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민간 IP산업계에선 단지 예산을 확보한 공공기관의 비대화와 규모를 키우는데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P서비스 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허청)공공기관 예산이 커지면 (IP서비스)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막연히 기대했으나 이러한 성장을 산업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한다. 사업이 실제로 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IP R&D 사업 수행 경험이 있는 한 특허사무소 변리사는 사업 예산이 늘어도 전략원(한국특허전략개발원) PM 인건비나 중간 관리비용이 커서 실제 사업비가 증가하지는 않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IP서비스 산업계 종사자는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IP사업이 새로 생겨도 대부분 출원 지원 사업들이어서 일반 IP서비스 업체에는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례로, 상대적으로 최근인 2017년 시작된 스타트업 지식재산바우처 사업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IP서비스 활용을 바우처로 지원해주는 사업으로서 특허청이 특허전략개발원에 위탁, 수행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서 지원되는 대부분은 사실상 국내외 출원 지원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IP서비스 산업계의 불만과 관련, 특허청 관계자는 사업 예산보다 협력기관에 지급된 용역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사업 예산의 증가는 과제 수를 늘려 더 많은 기업이 수혜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개별 과제 단가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지재권 연계 연구개발 전략지원 결산 및 협력기관 용역비 집행 현황(자료제공=특허청)  © 특허뉴스

 

IP서비스 중복 영역 논란... 공공기관 자체사업 성장 vs 민간 IP기업 흔들

 

이러한 IP공공기관의 비대화와 관련, IP산업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공공과 민간의 균형발전 없이 공공기관의 자체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자체 사업은 성장하는 반면 민간 IP기업들은 사업 영위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민간 IP서비스 기업과 중복되는 영역에 대한 공공기관 자체 사업 수행은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IP공공기관 중 자체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곳은 단연 한국발명진흥회이다. 발명진흥회는 2020년 자체 사업수입이 전년(2019)대비 약 29% 큰 폭 증가한 약247억원을 결산 공시했다. 더욱이 올해 2021년도 예산은 2020년 큰 폭 증가한 금액보다 약 37% 증가한 약337억원을 편성했다

 

▲ 한국발명진흥회 연도별 수입 내역(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한국발명진흥회의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자체 사업들을 살펴보면 특허기술거래나 특허기술평가 사업인데, 이는 민간 IP서비스 기업과 직접적인 중복이 발생하는 분야여서 민간 IP산업계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부 지정의 한 기술거래기관 임원은 소규모의 일반 기술거래기관에서 연 30% 이상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공공기관이 갖는 시장 우위 효과가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결국은 이러한 시장이 민간 IP 기술거래 시장과 중복되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청은 민간 IP 거래평가기관을 지원하는 등 민간 IP서비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발명진흥회는 이러한 정책목표 하에 초기 단계인 민간 시장을 형성활성화하고정책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 위하여 IP 거래평가 업무도 일부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사업인 특허기술거래나 특허기술평가 사업 등 공공과 민간의 시장 중복과 관련, 특허청 관계자는 민간 IP 거래평가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등 정책상황 변화에 따라 발명진흥회의 역할도 민간 영역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민간 IP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과 민간 산업은 상호보완 관계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선도하고 민간이 따라가는 일률적인 원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민간 IP서비스 산업계와의 논란이 IP시장 중복에서 빚어진만큼 민간 IP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기관인 특허청에서 위탁한 수행기관에만 맡겨놓고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이 아닌 공공과 민간이 균형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뒷받침해야만 민간 IP산업계도 활성화를 이룰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에서 지난해 특허청 공공기관의 IP서비스 시장 참여와 비대화 문제(www.e-patentnews.com/6869)에 대해 분석했을 당시보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특허청 산하 공공기관의 몸집은 더 커져 있다. 타기관의 공공기관 대비 IP공공기관의 비대화도 문제이지만 공공과 민간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발명진흥회 자체 사업 연도별 결산/예산(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자체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그 성장세 만큼은 매섭다. 2018년에는 예산(38억원) 대비 거의 두 배의 초과 수입을 올렸고 2019년에는 약 18%, 2020년에는 약 60% 자체 사업을 통한 초과 수입을 달성했다. 매년 초과 달성을 하고 있는데 공공기관 예산이 한두 해도 아니고 매년 그것도 큰 폭으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면 예산편성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연도별 수입 내역 (자료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공시자료)  © 특허뉴스

 

예산편성과 관련 특허청 관계자는 자체사업의 특성상 당해의 수입을 확정할 수가 없어 당초 계획된 예산과 실적이 서로 상이할 수밖에 없다자체사업 중 회계연도 내 종료하지 않은 사업의 실적이 다음 연도로 이월됨에 따라 실적이 초과 달성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 최근 3년간 알리오 공시 기준 자체사업 실적(자료제공=특허청)  © 특허뉴스

 

최근 3년간 알리오 공시 기준 자체사업 실적을 제공한 특허청 관계자는 알리오 공시자료의 경우 회계결산(발생주의) 방식으로 작성됨에 따라 이월되어 집행된 금액만큼 다음 연도 수입으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IP분야 공공기관 비대화, 공공-민간 시장 중복 문제... 근본적 해결책 시급

과감한 민간이양 및 시장 영향 평가 등 도입 검토 필요해

 

타산업 분야보다 유독 IP분야에서 공공기관의 비대화 및 공공기관과 민간 IP산업체간 시장 중복 문제는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또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경제의 기본원리는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유한한 자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어느 정도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공공부문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연독점이 존재하는 영역 또는 재화나 서비스가 공익 또는 공공성이 강한 영역에서 민간부문의 경쟁 원리 적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금 IP산업 분야에서는 그러한 일반적인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 정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IP산업계의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IP산업계에서 IP공공기관의 성장과 발전 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IP공공기관의 성장과 발전이 IP산업 육성·지원으로 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공공기관의 비대화에 따른 비효율 등으로 실제 IP서비스 시장 확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또는 설령 일부 사업이 새로 생기더라도 이 사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IP시장에서 공룡이 돼버린 IP공공기관이 공공과 민간의 균형발전 없이 자체사업을 통해 민간 IP시장까지도 잠식해 들어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IP공공기관으로서 추진하는 사업들 중 민간이양을 통해 민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 가능한 사업은 없는지, 공공기관의 자체사업 성장에 따른 민간 IP서비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지는 않는지 등 공공과 민간이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IP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IP공공기관의 성장과 발전이 곧 IP산업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공공기관이라는 우위 효과를 갖는 IP공공기관의 IP서비스 시장 참여에 따른 중복문제는 민간 IP서비스 업체의 사활과 직결되는 만큼 공공과 민간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 SW산업 분야에서는 과거 정부-공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SW를 개발하고 이를 산하기관에 배포, 보급하는 등 민간 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SW 영향 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정부, 공공기관의 신규 SW사업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받도록 하여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였는데, IP공공기관과 IP서비스 산업계간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는 참조할만하다.

 

특허청 김용래 청장이 취임한 지 곧 1년이 되고 이제 반환점을 돈다. 많은 기대 속에서 취임하고 IP주무관청인 특허청을 무난히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IP분야에서 오래도록 지속되어 온 IP공공기관과 민간 IP서비스 산업계의 논란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이 기대되고 있다.

 

특허청-IP공공기관이 직접 하지 말고 민간 IP산업계가 할 수 있도록 (Don’t DO, but Let Do) 지원해 달라는 한 IP산업계 관계자의 호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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