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규 변리사의 특허칼럼⑩] 견제의 역설

장진규 변리사 | 기사입력 2023/04/30 [14:30]

[장진규 변리사의 특허칼럼⑩] 견제의 역설

장진규 변리사 | 입력 : 2023/04/30 [14:30]

G2로 호칭되는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기술측면에서의 핵심은 첨단기술에 관한 미국의 중국견제일 것이다. 특히 중국기업들 중 반도체에 관련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눈에 띈다. 이러한 견제 때문에 중국기업의 발전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견제가 항상 소기의 효과를 가져왔는지 과거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보여 진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기술과 관련하여 일본으로부터 소장 수출규제를 통한 보복조치를 당한 일이 있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단기적으로는 국내의 반도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소장 관련 기업의 기술력이 오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견제를 한다는 것은 후발주자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니 일본에게 한국의 소장 기술력이, 그리고 미국에게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지표는 상장기업의 경우 주가일 것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중신국제집성전로제조(SMIC)2022년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서 근래 주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했다고 한다.

 

▲ SMIC 주가 일봉차트

 

경기회복에 힘입었다는 관측도 있을 수 있지만, 중국이 위드코로나를 뒤늦게 해제하였음을 감안한다면 2022년 실적에 중국 내수경기 회복이 크게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파운드리 반도체의 최대 수요국인 중국 기업들이 과거 삼성전자나 TSMC에 발주하던 반도체 물량조차, 자국 기업에 발주한 덕을 본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이제는 중국의 기술수준에 대해서 한 수 아래로 보는 목소리는 많이 사라진 것 같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에서만큼은 여전히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며 안심하는 시각도 보인다. 과연 그러한 생각처럼 앞서 예로 든 SMIC가 카피캣이기만 할 뿐으로, 기술개발 노력은 전혀 없는 것일까?

 

▲ SMIC의 미국 특허출원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데이터베이스에 SMIC를 출원인으로 하여 검색해 보면, 일견에도 미국에 출원된 특허수가 2천건 이상인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지 않은 중국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다. 인력 스카웃해서 선발주자의 공정을 카피만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과거 삼성반도체가 일본보다 기술은 떨어지지만 싼값으로 선발주자인 일본을 따라잡았듯, 같은 패턴으로 우리가 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특허 기반의 분석과 대비가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 장진규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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