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특허데이터로 미래 트렌드 내다본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3/04/03 [18:41]

[포커스] 특허데이터로 미래 트렌드 내다본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3/04/03 [18:41]

▲ 출처=freepik

 

 

지난 1910, 독일 과학자들은 ‘100년 후 예측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사과만한 딸기의 등장 전국에 극장 등장 정신병자의 증가 등을 100년 전에 예측했다. 또한 1950년대 미국 군사기관에서 일하던 허먼 칸도 미래의 체험이라는 저서에서 100가지를 예측했는데 이 중 95가지가 적중했다. 현금자동지급기 보급과 비디오리코더(VCR) 등장, 위성항법장치(GPS) 활용, 초고속 열차 개통 등이 그가 맞힌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래학자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필연(必然)이 곧 미래 상황이라는 의미에서 현재지금이 아닌 미래의 과거라고 부른다. 미래 상황을 불러오는 결정적인 요인은 반드시 현재에 존재하고, 그 필연적인 요인은 미래에 영향을 끼치면서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필연성(必然性)을 가진 미래 시나리오를 찾으면 미래 예측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자는 시장 트렌드와 다가올 미래 기술 예측을 직접 그려봄으로써 기업의 먹거리를 찾는 등 최적의 대응책을 찾을 수 있다.

 

과학에 근거한 명확한 규명과 수학적 논리 구조만으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긴 힘들다. 지난 2008년 빌 게이츠 회장도 33년간 경영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를 떠나며 내 예측은 여러 번 틀린 적이 있다. 우리는 실수를 했고,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우리는 잘못된 예측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업적도 낳았다.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도 정말 모르고 놓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한 실수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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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래 유망기술을 예측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다양한 조사방법론을 활용해 미래 유망 트렌드와 기술에 대한 예측을 실시한다. 문헌조사, 설문조사, 전문가 중심의 델파이 기법 등 리서치(Research) 방법론이나, 전문가 식견과 설문조사를 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법, 델파이법, 계측분석과정(AHP)과 연속성의 원리에 기반해 과거의 역사적 경향이나 추세(trend)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트렌드 분석 방법 등이 주로 활용된다. 이 가운데 시나리오 기법은 기업 경영에도 접목되기 시작했다. 지난 70년대 오일쇼크를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예측한 다국적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그룹은 유가 급등이라는 비관적인 상황 앞에서도 위험뿐 아니라 기회까지도 고려했기 때문에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합리적으로 대처했다.

 

국내는 물론 선진국들도 다양한 형태의 미래 기술 및 유망 트렌드 예측 프로젝트를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연구소는 새로운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인류문화와 일상생활의 콘텍스트와 조화를 이루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스필버그 감독은 MIT 미디어랩의 인터페이스 연구분야 전문가인 존 언더코플러 박사와 함께 일하며 사람의 눈으로 패턴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영화에 소개하기도 했다.

 

기업들도 기업 비젼 프로젝트에 미래를 담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는 모바일 기술을 아이모드와 다른 미래제품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사용자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필립스는 미래 비전프로젝트를 추진해 미래에 필연적으로 겪게 될 생활 변화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방향 설정해 차세대 제품의 컨셉트를 도출하고 제품 기능도 디자인한다.

 

국내에서도 국제디자인대학원(IDAS)엑스프로(ExPro:Experience Prototyper)’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상상해 구체적인 모습을 직접 디자인하고 이를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 단계 직전까지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현재 활용되는 미래 유망기술 예측 방법론에는 분명 한계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특정 전문가들의 예측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오류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내 기술로드맵 수립 등 유망 기술 예측에 다양한 방법론이 활용되고 있으나 과학기술 전문가 위주의 전문가 평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 개인의 지식 능력이나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인 근거 데이터를 제시하기 어렵고,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세부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신기술 동향에 대한 무리한 예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허정보를 보면 미래 유망기술이 보인다

 

다양한 미래 유망기술 예측 방법론 중 특허 정보가 미래 기술을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허 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심사를 통해 공개되고 관리되는 신뢰성이 높은 과학기술 빅데이터로, 기술 기반의 시장 트렌드나 신사업과 관련해 가장 활용도가 높은 미래 예측 도구로 인정받고 있어, 경영자의 사업적 측면에서 효용 가치가 높고 기술개발에 응용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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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는 미래에 예측 가능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와 모습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구글X’라는 새로운 연구조직을 통해 암과 질병을 탐지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온 구글은 혈액 속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손목 부착형 기기를 특허 출원했다. 미세한 나노입자를 담은 알약을 혈관에 투입하면 나노입자가 혈류를 타고 전신을 돌면서 암세포와 접촉하게 되고 이를 염색함으로써 일종의 조기 생화학 신호를 보낸다는 원리이다. 나노입자는 자기를 띠고 있어 손목에 찬 기기에서 자기장을 형성하면 암세포와 엉긴 채로 끌려오고, 손목기기에서 혈관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면 암세포를 변형하거나 파괴할 수도 있게 된다.

 

최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진은 피 열 방울만으로 한 시간 만에 6종류의 암 여부를 동시에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여러 암을 한 번에 진단하는 방법이 없어 각 장기에 대해 일일이 정밀 촬영과 조직검사를 해야만 진단이 가능했지만, 이 기술은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을 필터에 통과시킨 혈액 속 엑소좀을 분석 기계에 넣으면 빛이 엑소좀을 통과하면서 고유의 그래프를 나타내는데, 정상인과 암환자 6백 명의 엑소좀 그래프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환자의 암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해외에서도 혈액만으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위암 등 6개 암을 한번에 진단하는 기술의 상용화는 없는 상태이다.

 

특허데이터가 미래 핵심기술 기반 신사업과 관련해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산연에서 모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미래기술 선점을 목표로 특허 매입·등록·인용 네트워크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특허 활동에는 미래 비즈니스가 반영된다.

 

실제 애플, 구글, 삼성 등 특허 선도 기업들이 최근 매입했거나 등록 또는 자체 인용한 특허가 무엇이고? 몇 개나 되는지?를 분석해 보면, 해당 기업이 조만간 내놓을 신제품과 강화될 기능, 추진할 인수합병(M&A)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애플은 2010년 인공지능 전문기업 시리를 시작으로 개인비서 앱인 (cue)’와 음성인식 전문기업 노바우리스(Novauris)를 연거푸 인수 및 합병(M&A)한 후 자체 특허 등록을 크게 늘렸다. 핵심 기술을 확보한 뒤 특허 등록을 빠르게 늘려 기술 혁신과 장벽 쌓기에 나서는 것이 애플이 구사하는 특허경영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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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화 전문기업 ()테크란 하청일 대표이사는 특허정보는 미래를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미래 유망기술 예측 방법론 중 특허 빅데이터는 국내·외적으로 특허동향을 분석해 미래 시장 혁신을 일으킬 기술테마를 예측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어, 미래 시장 트렌드 및 기술 예측을 위한 경영자들의 전략적인 의사결정 필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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