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특허를 무기로 세계 통신 및 네트워크 시장을 정조준한다. 더 이상 제조는 없고 특허만 남아 있어 ‘IP 공격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 노키아는 MS에 휴대폰 제조 부문을 매각했다. 더 이상 제조는 없고 특허만 남아 있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와 피인용 사례 등 IP Activity를 분석한다. <편집자>
노키아, 공격자로 변신하나?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는 강력하다. 노키아는 휴대폰 관련 총 6,443개 특허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정보 전송(1,452건) △무선 통신 네트워크(904건) △디지털 데이터 처리(730건) △전화 통신(513건) △전송(486건) 등은 최근 인용수가 급증한 영역으로 특허 공세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특허 사나포선(Patent Privateering)’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들어 노키아가 직접 특허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크게 줄었다. 이는 제 3자를 통해 특허 소송을 수행하는 사나포선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여러 경로를 거쳐 회사 특허를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양도하고 이를 소송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사나포선(私拿捕船, Privateer)’은 다른 배를 나포할 권리를 가진 민간 선박을 말한다. 해적이 창궐한 근대 유럽시대에 공식 해군만으로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워 민간 선박에 무장을 시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특허 사나포선 전략’은 자신이 아닌 제3자를 통해 경쟁사나 상대 기업을 공격하거나, 특허 수익화를 수행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노키아 뒤에는 MS가 존재한다. 노키아는 2013년 MS에 휴대폰 제조 부문(Device&Service)을 매각했다. MS의 라이선스 비즈니스 전략이 직ㆍ간접적으로 노키아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따라서 특허가 합리적인 라이선스 계약보다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 결과. 3,0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이 노키아 특허 분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노키아 특허는 휴대폰 제조는 물론 통신 서비스 및 장비 업체들로부터 전방위적으로 인용된다. 노키아 공격 리스크 Top 11 기술군에서 최근 10년간 특허를 한번이라도 인용한 기업은 총 3,475개이다. ‘특허 인용’과‘분쟁 발생’가능성은 무관하지 않다.
노키아 특허 공세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 판도 변화와 직결된다. 노키아와 MS가 특허 공세에 나서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IP 라이선스 비용과 소송 리스크는 스마트폰 제조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노키아 특허전쟁 리스크는 미래 통신 및 네트워크 시장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노키아의 특허 소송 전략은?
노키아는 제3자를 통해 특허 소송을 수행하는 사나포선(Patent Private ring) 전략을 채택했다. 노키아가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4년부터다. 지난 2012년까지 8년간 총 15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3년 들어 노키아가 직접 특허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크게 줄었다. 이는 노키아가 제 3자를 통해 특허 소송을 수행하는 사나포선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여러 경로를 거쳐 회사 특허를 NPE(특허관리전문회사)에 양도하고 이를 소송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3년 노키아가 등록한 특허를 활용해 NPE가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13건에 달한다.
노키아는 더 이상 핀란드 국민 기업이 아니다. 노키아 주주 구성은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금융 및 기관 투자자들로 이뤄졌다. 특히 기관 투자은행들의 지분율이 높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비중을 높이고 있어 노키아가 소송을 통해 단기 성과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노키아의 R&D 비용이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과거 일본 도요타와 함께 대표적인 R&D 선도 기업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2011년 들어 자체 OS인 ‘미고’와 ‘심비안’을 버리고 ‘윈도폰’으로 전환하면서 SW 개발 인력 이탈이 심화됐다. 당시 노키아 SW 인력은 경쟁기업으로 유입되거나 창업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특히 노키아는 MS에 휴대폰 제조 부문을 매각했다. MS가 노키아를 인수한 배경은 명확하다. 제3의 기업이 노키아를 인수한다면 영원히 모바일 패권에서 밀릴 수 있다는 MS의 위기감 때문이다. 이는 노키아 특허에 대한 MS 의존도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실제로 MS가 노키아 특허를 인용한 사례를 분석하면, 지난 10년간 전체 인용건수가 1,714개로 글로벌 기업 중 세번째로 많다. 또 인용건수의 절반 가량이 최근 3년간 이뤄졌다. MS의 노키아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졌다는 의미다.
두번째 주목할 점은 매각 금액이다. 노키아 단말기 사업 매각은 시가총액 145억달러의 절반을 밑도는 71억 7,000만달러에 이뤄졌다. 이는 Google이 Motorola를 인수한 매각 금액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매각 대금이 낮은 것은 노키아가 MS에 특허 포트폴리오는 양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인수 계약 이후 10년 간 MS에 특허 라이선스를 주기로 했다. 노키아는 지도 솔루션 `히어(Here)` 에 대한 라이선스도 MS에 제공한다. MS 매각 이후에도 노키아는 특허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거나 자체적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더 이상 제조는 없고 특허만 남아 있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제조 부문이 없어 특허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이는 노키아가 앞으로 적극적 특허 공세를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노키아는 2013년 5억 2,900만 유로 정도를 특허 및 IP 라이센싱을 통해 벌어들였다. 또 Apple, BlackBerry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와 라이센싱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HTC와 Viewsonic 등과는 특허 분쟁 중이다.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특허권자, NPE
삼성전자는 매년 엄청난 돈을 들여 특허권을 확보하지만 실제로 특허를 이용해 거둬들이는 로열티는 많지 않다. 돈을 벌지도 못하는 특허를 왜 확보하는 것일까?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소송을 가지고 생각해보자. 이 소송은 엄청나게 긴 시간동안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비하면서 싸웠다. 미국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다는 판결이 났고 삼성전자의 침해품은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수입금지 결정이 되었다. 수입금지 제품은 갤럭시S2를 비롯한 구형제품으로 시장에서 거의 팔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특허권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일단 쟁점이 줄어들었을 것이고 판결이 훨씬 빠르게 났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삼성전자는 현재와 비교도 되지 않는 큰 손해를 봤을지도 모른다.
현재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특허기술이 수십만개에 이르는 것에 비해 특허소송이 많지 않다. HTC나 LG전자의 특허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무관해서 그럴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특허도 HTC나 LG전자의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인 목적으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즉 맞기 싫어서 때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어 목적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기업간 상호 특허사용 허가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특허권자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맞을 일이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때린다. 특허침해가 아닌 경우에도 경고장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소송비용보다 합의금이 싸기 때문에 침해가 아닐 수도 있는데 합의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는 이러한 특허권자를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대학교, 국책연구소도 생산하지 않고 특허권을 보유한다. 그들을 특허괴물로 부르기는 좀 그렇다. 그래서 제품생산 없이 특허실시료로 수익을 올리는 자를 비실시권리자(Non-Practice Entity; NPE)라 지칭한다.
강력한 통신 분야 IP 포트폴리오
노키아는 통신 분야에서 광범위한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글로벌 휴대폰 및 관련 부품 업체 대부분이 노키아 특허 공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휴대폰 제조 및 부품 업체들이 노키아 특허를 인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노키아는 2009년 871건을 정점으로 지난 10년간 총 6,335건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최근들어 휴대폰 제조 및 부품 업체들이 노키아 특허를 인용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2009년부터 인용 증가율이 매년 50%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노키아 특허 피인용 건수는 2만 8000건을 넘어섰다. 기술적 활용도를 반영하는 ‘특허 인용수’가 늘어난 것은 노키아 특허 영향력이 빠르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10년간 노키아 특허는 LG, Samsung, Apple 등 스마트폰 업체와 Cisco, Intel 등 통신 서비스 및 장비 업체들로부터 전방위적으로 인용됐다. 지난 10년간 노키아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한 기업은 △Qualcomm △BlackBerry △LG Electronics △Samsung Electronics △Apple 등 스마트폰 업체다. 그 뒤를 △Cisco Systems △Intel △ Sanofi-Aventis △AT&T 등 통신 서비스 및 장비 업체들이 잇고 있다. 특허 다인용 기업들은 대부분 노키아와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고 휴대폰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특허 인용수가 600건 이상인 기술을 분석한 결과, 총 14개 기술군이 추출됐다. 특이한 것은 최근 10년과 3년간 인용이 가장 많은 상위 10대 기술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 정보 전송은 지난 10년간 인용수(1만 793건)가 압도적으로 많다. 데이터 처리 시스템 부문은 최근 3년간 인용 비중(64.4%)이 가장 높다. 노키아가 휴대폰 전체 영역에서 강력한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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