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특허 기술②] 선박 평형수 시스템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2/22 [17:44]

[떠오르는 특허 기술②] 선박 평형수 시스템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19/02/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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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평형수 처리기술은 빠르게 떠오르는 시장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미뤄졌던 IMO 협약 발효가 가시화되면서 기존 오·폐수를 처리장치를 만들던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과 외국 기업의 시장진입도 예상돼 경쟁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허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편집자>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선박 평형수 시스템

 

선박 평형수(Ballast Water)는 화물적재 상태에 따라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평형수 탱크에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바닷물을 말한다. 선박 평형수가 적으면 배의 무게중심이 높아지거나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적절한 양의 선박 평형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평형수 탱크에 바닷물(평형수)을 채워 선박의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유지한 채 항해한다. 이때 평형수 속에 포함된 해양생물이 선박으로 유입된다.

선박이 항구에 도착해 짐을 실을 때, 다른 해역에서 실고 온 평형수를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평형수에 포함된 해양생물도 함께 배출되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해양생물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해양 연안 국가에 피해를 입힌다. 199120세기 최초로 평형수를 통해 페루에 콜레라가 전파되어 10만명이 감염, 그 중 약 1만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뿐만 아니라 2011년 국내와 일본을 오간 선박 5척의 평형수 샘플을 분석해 본 결과, 3척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기도 했다.

 

▲ 해양 미생물 멸균해는 선박 평형수 기포 반응기 (출처: IMO)     © 특허뉴스

 

이처럼 평형수로부터 유입된 외래종이 생태계를 파괴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에서 외래종으로 인한 손실과 방제에 드는 비용은 매년 약 1,2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1985년 카스피해가 원산지인 유럽얼룩말 홍합(Zebra Mussel)이 평형수를 통해 미국 오대호에 유입되어 이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됐다(198975천만달러, 200010억 달러). 1980년경 미국의 대서양 연안이 원산지인 해파리(Mnemiopsis Leidyi)가 흑해와 아조프(Azov) 해안으로 이동해 지역 어획량이 1984년부터 10년 동안 약 1,000분의 1로 감소하는 사건도 있었다.

 

▲ 선박 평형수의 원리 (출처: 삼성중공업)     © 특허뉴스

 

기존 선박 평형수 처리기술의 단점과 한계

 

평형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에서 2004년부터 국제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오는 2020년까지 운영중인 모든 선박들에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선박 평형수 처리 방법 및 장치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기분해, 오존분사, 자외선 투사, 화약약품 등 많은 처리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국내외 53개 선박 평형수 처리업체를 조사해 본 결과, 전기분해가 47.2%, 자외선 투사방법이 26.4%, 오존분사가 9.4%를 차지한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에서 선박 평형수 처리를 전기화학적으로 살균함으로써 IMO 협약에 적합한 선박 평형수를 제조하고 있다. 한국등록특허 제 10-0542895호와 제10-0840762호는 전기 분해 반응을 이용한 평형수 처리장치를 제시하고 있다.

전기분해 기술은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며, 극판 및 선체 부식의 우려가 있고 설비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자외선을 이용한 기술은 생물들의 변이를 통한 생존이 가능하고, 지속성이 없다. 그리고 혼탁한 수질에서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며 전력 사용량이 많아 소형선 탑재에는 부적합하다. 오존 처리기술은 선박 평형수 배출 시 2차 오염을 막기 위한 중화 장치가 필요하고, 설비비가 비싼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선박 평형수 처리기술들의 단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효율적인 평형수 처리 시스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선박 평형수를 통해 해양생물이 이동하는 과정 (출처: IMO)     © 특허뉴스

 

선박 평형수 처리를 위한 새로운 특허 기술들

 

국내에서도 효율적인 선박 평형수 처리를 위한 특허 기술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세 공대 이창하 교수팀이 개발한 선박 평형수 처리시스템은 약산성의 불활성가스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평형수 처리 기술이다. 폭발 위험이 없고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와 유체역학적 에너지를 이용해 선박 평형수를 처리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또 선박 평형수 처리에 사용된 가스를 재순환하여 비용 및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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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평형수 처리를 위한 기포 반응기는 유체역학적 에너지와 CO2 함유 가스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사용 가스는 재순환 및 재활용이 되도록 개발했으며, 해수의 Artemia salina에 적용시 사멸효율이 100%에 달한다. 기존 전기 분해법으로 인해 생성될 수 있는 폭발성 가스 생성이 없으며, 자외선 혹은 오존 기술과는 달리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설비가 간단하며, 에너지 소모가 적다는 이점도 동시에 보유했다.

구체적으로, 이 시스템은 평형수와 불활성 가스를 탱크로 공급하기 위한 스프레이 노즐 및 탱크 내부의 불활성 가스를 흡입하기 위한 가스 순환 유닛을 포함한다. 선박에 유입되는 선박 평형수를 스프레이 노즐을 이용해 분사시킨 후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용해하도록 유도한다. 탱크 내의 이산화탄소를 흡입 및 순환시켜 다시 탱크 내부로 공급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불활성 가스와 평형수의 접촉 표면적을 증가시키기 위해 탱크 내부에 불활성 가스를 버블 형태로 공급하기 위한 버블 생성기가 포함되어 있다. 버블 생성기를 통해 주입되는 이산화탄소를 탱크 내부에 저장된 선박 평형수에 용해시켜 살균작용을 일으킨다. 실제로 제 1 가스 공급 라인과 제 2 가스 공급 라인을 통해 불활성 가스를 평형수 탱크로 주입할 수 있다.

1 가스 공급 라인은 스프레이 노즐로 불활성 기체를 공급하기 위한 경로이며, 2가스 공급라인은 버블 형태로 불활성 가스를 탱크 내부로 주입하기 위한 경로이다. 게다가 선박 평형수의 추가 처리가 필요한 경우, 하나 이상의 전극 판이 포함될 수 있으며, 탱크 내부에 마련된 전기분해 유닛을 통해 보다 완벽한 평형수 처리가 가능하다.

새로운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및 방법은 기존 선박 평형수 처리 기술(전기분해법, 오존법, 자외선 투사방법)보다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수소 기체를 대량으로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을 보장한다.

이창하 교수팀이 확보한 선박 평형수 처리시스템 관련 특허의 권리 범위는 평형수 탱크에 평형수를 액적 형태로 공급하기 위한 스프레이 노즐을 포함하며, 불활성 가스도 스프레이 노즐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 탱크 내부의 불활성 가스를 흡입하기 위한 가스 순환 유닛을 포함하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이다. 불활성 가스를 버블 형태로 공급할 수 있는 버블 생성기를 포함한다.

평형수 탱크로 불활성 가스를 2개의 통로를 통해 주입할 수도 있다. 1 가스 공급 라인을 통해 불활성 가스를 스프레이 노즐로 주입할 수 있으며, 2 가스 공급 라인으로 불활성 가스를 버블 생성기를 통해 버블 형태로 공급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보다 완벽한 평형수 처리를 위해 하나 이상의 전극 판을 포함할 수 있으며, 탱크 내부에 마련된 전기분해 유닛을 포함할 수 있는 특허도 보유했다.

 

선박 평형수 처리를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

 

4만여척의 대형 화물선이 연간 수십억톤의 평형수를 운반하고, 수백의 해양종을 새로운 환경에 노출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총 피해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산업의 누적 시장규모는 총 2.6조원이다. 이 중 한국 기업들이 5년간 전 세계에서 4,655척을 수주했으며, 수주액은 14,425억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 기업이 7,617억원 중 3,809억원을 수주해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 연세공대 이창하 교수팀이 개발한 약산성 불활성가스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평형수 처리 기술     © 특허뉴스

 

국제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이 본격적으로 발효되면 현재 운행중인 선박에 대한 시장이 열리게 되므로 시장규모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운항선박(68,190) 57,000여척이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가 필요한 선박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5년간 약 48조원으로 추정된다. 처리장치 비용은 평균 5억원(44만달러)/척이며 설치비용은 처리장치 비용의 70~80% 수준에 해당하는 평균 3.5억원/척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 신규 선박 발주 현황은 20151,321척 기준으로 매년 1.1조원 가량의 시장이 전망된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부품 및 필터의 주기는 평균 5년으로 관련 시장은 매년 3000~5000억으로 예상된다.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시장은 시장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기존에 진입한 국내 중소기업에게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 향후 5년간 기존 시장(2.6조원)21배 정도 확대된 시장(55.5조원)에서 약 50%를 국내기업이 수주할 수 있다. 5년 이후에도 신규 선박 시장 및 유지보수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IMO 승인 통과에 소요되는 기간이 줄어들어 국내 중소기업의 승인 획득 및 신규 시장 진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IMO 승인 시험장은 세계 총 5곳으로 이중 한국 시험장의 시험설비를 20167월에 3기를 증축함으로써 총 6기의 시험설비에서 동시에 시험이 가능해져 시험일정이 지연되는 현상이 사라졌다. 국내 육상 시험설비 증축으로 그동안 IMO 기본승인 및 최종승인을 받는데 최소 2~3년이 걸리던 것보다 신속하게 국제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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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미뤄졌던 IMO 협약 발효가 가시화되면서 선박 평형수 처리 시장은 빠르게 떠오르는 산업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오·폐수를 처리장치를 만들던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시장 선점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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