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수출 전에 방패부터"... 지식재산처, 해외 분쟁 막는 ‘상생형 디자인 방어전략’ 첫 가동

대·중견기업-중소기업 공동전선 구축... 권리화·회피설계·분쟁예방까지, K-디자인 해외진출 ‘사전 방어형 IP 수출모델’ 본격화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5/18 [11:11]

"디자인도 수출 전에 방패부터"... 지식재산처, 해외 분쟁 막는 ‘상생형 디자인 방어전략’ 첫 가동

대·중견기업-중소기업 공동전선 구축... 권리화·회피설계·분쟁예방까지, K-디자인 해외진출 ‘사전 방어형 IP 수출모델’ 본격화

박진석 기자 | 입력 : 2026/05/18 [11:11]

▲ 출처=지재처  © 특허뉴스

 

해외 시장에서 K-디자인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식재산처가 우리 기업의 디자인을 해외 분쟁으로부터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단순한 해외출원 지원을 넘어,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해외 디자인 분쟁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해외 디자인분쟁 공동대응전략 지원사업’이 처음 시행되면서, 한국형 디자인 수출 전략이 ‘진출 이후 대응’에서 ‘진출 이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

 

지식재산처는 5월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사업 신청을 받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해외 시장 진출 이전 단계에서부터 현지 디자인 제도, 선행디자인, 시장 구조, 분쟁 가능성을 종합 분석해 위조·모방·권리 충돌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있다. 디자인은 제품 생애주기가 짧고 모방 속도가 빠른 분야인 만큼, 사후 대응보다 사전 권리 설계가 기업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가장 큰 특징은 ‘상생형 구조’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협력 중소기업의 디자인 권리화와 분쟁 예방을 함께 지원하는 공동수행체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대·중견기업의 글로벌 시장 경험과 중소기업의 창의적 디자인 역량을 결합해, 공급망 전체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조다. 이는 단순 지원사업을 넘어, 디자인 보호를 대기업 단독 과제가 아닌 산업 생태계 공동 방어 전략으로 확장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원 범위도 실무 중심이다. 지식재산처는 ▲참여기업 현황 및 보유 지식재산권 분석 ▲진출국 디자인 제도 및 선행디자인 조사 ▲국내외 맞춤형 디자인 권리화 전략 수립 및 출원 ▲분쟁 가능성 검토 ▲디자인 회피설계까지 포괄 지원한다. 단순 출원 지원이 아니라, 실제 해외 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법적 충돌과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종합 IP 전략 패키지에 가깝다. 최대 10개 기업이 공동수행체를 구성할 수 있으며, 기업당 최대 1,500만 원 규모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이번 사업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권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제품 경쟁력이 기술뿐 아니라 외관·사용자경험·브랜드 이미지로 확장되면서, 디자인은 더 이상 부가 요소가 아니라 핵심 수출 자산이 됐다. 그러나 국가별 디자인 제도 차이, 선행권리 충돌, 현지 모방상품 유통 구조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외 진출 이후 분쟁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지식재산처는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를 ‘사전 전략’으로 줄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해외 디자인 권리화와 분쟁 대응은 비용과 정보 부족으로 대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은 대·중견기업과의 공동 대응 구조 안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해외 디자인 보호 체계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K-브랜드 생태계 전반의 해외 생존율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업은 지식재산 행정이 ‘권리 등록 지원’에서 ‘시장 진입 리스크 관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디자인권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분쟁 없이 사업화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디자인 IP 정책이 보호 중심에서 사업화·수출 안전망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다.

 

결국 해외 시장에서 디자인은 창의성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얼마나 정교하게 권리를 설계하고, 얼마나 빠르게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느냐가 실질 경쟁력이 된다. 이번 지식재산처의 ‘해외 디자인분쟁 공동대응전략 지원사업’은 K-디자인 수출이 더 이상 감각만의 경쟁이 아니라, 권리·전략·상생이 결합된 구조적 산업 경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자인 수출 시대, 이제는 제품보다 먼저 분쟁 방패를 갖춰야 할 때다.

 

지식재산처 박진환 지식재산분쟁대응국장은 “이번 사업은 디자인 권리화 전략지원과 동시에 상생을 유도하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대·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역량과 중소기업의 창의적인 디자인이 결합하여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처가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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