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10년간 6만2,248건 출원, 경쟁축은 ‘소프트웨어’에서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동

중국은 급팽창, 미국·유럽은 재확대, 한국은 초기 우위 후 조정
생성형 AI 시대 콘텐츠 기업의 승부처는 기술보다 ‘브랜드 선점’이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5/16 [15:53]

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10년간 6만2,248건 출원, 경쟁축은 ‘소프트웨어’에서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동

중국은 급팽창, 미국·유럽은 재확대, 한국은 초기 우위 후 조정
생성형 AI 시대 콘텐츠 기업의 승부처는 기술보다 ‘브랜드 선점’이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5/16 [15:53]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콘텐츠미디어 산업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콘텐츠미디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영상·음악·게임·방송·SNS·전자책 등 개별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역량에 있었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고, 편집하고, 추천하고, 배포하는 플랫폼 역량이 브랜드 경쟁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유망산업·이슈 분야 상표 심층분석: AI 콘텐츠미디어'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상표 데이터로 포착했다. 보고서는 콘텐츠미디어 산업과 AI의 결합으로 서비스·플랫폼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브랜드, 즉 상표의 선점과 확장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AI 파급력이 높은 9개 산업 가운데 콘텐츠미디어를 심층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9개 산업은 콘텐츠미디어, 스마트제조, 유통물류, 의료·헬스케어, 교육, 금융, 자율이동체, 서비스로봇, AI 응용소프트웨어다. 보고서는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를 활용해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월 10일까지 산업별 관심도를 비교했으며, 금융과 콘텐츠미디어가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도를 보인 가운데 콘텐츠미디어는 최근 검색량이 급증한 산업으로 나타났다. 금융은 2023년 초 관심도가 높았다가 완만해진 반면, 콘텐츠미디어는 최근 이슈와 콘텐츠 영향으로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해 “최근 관심 급증 + AI 적용 확산” 산업으로 분류됐다.

 

분석 대상은 TM5, 즉 한국·미국·일본·유럽·중국에 2015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출원된 AI 콘텐츠미디어 관련 상표다. 데이터는 WIPS INTOMARK를 기반으로 수집됐으며, 국가별 언어 특성을 반영해 AI·인공지능·머신러닝·딥러닝·생성형 AI·언어모델·멀티모달 등 AI 키워드와 콘텐츠미디어·OTT·SNS·영화·음악·게임·전자책·방송 등 콘텐츠미디어 키워드를 결합해 추출됐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TM5 전체에서 확인된 AI 콘텐츠미디어 분야 상표 출원은 총 6만2,248건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만4,897건, 유럽 1만4,601건, 중국 1만3,073건, 한국 1만1,578건, 일본 8,099건 순이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출원 증가가 아니다. AI 콘텐츠미디어 분야가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서비스명, 플랫폼명, 기능명, 제품군, 이용자 경험까지 상표로 선점해야 하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콘텐츠미디어 기업이 AI를 적용하는 방식은 단순한 내부 기술 고도화가 아니다. AI 편집 도구, AI 영상 생성 서비스, AI 음악 추천, AI DJ, AI 이미지 생성기, AI 기반 디자인 플랫폼, AI 기반 콘텐츠 제작 보조도구처럼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브랜드 단위로 시장에 등장한다. 따라서 상표 출원 증가는 AI 콘텐츠미디어 시장에서 기업들이 어느 영역을 미래 서비스로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선행지표가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콘텐츠미디어 분야 상표 출원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35.96%로 나타났다. 특히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87%, 10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후 증가율은 다소 완만해졌지만 2024년까지 다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조사기간 10년 동안 AI 콘텐츠미디어 분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AI 콘텐츠미디어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 투자와 시장진입이 이뤄지는 신성장 산업임을 보여준다.

 

국가별 흐름은 더 흥미롭다. 한국은 2020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며 1,625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 3,381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도 2019년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 뒤 2024년에 1,632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 역시 2024년 2,984건으로 최고치를 보였고, 중국은 2019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후 폭증해 2024년 4,680건으로 TM5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부상은 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지형을 바꾸는 핵심 변수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중국이 126.3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본은 53.75%, 미국은 50.77%, 유럽은 40.60%였다. 한국은 초기 출원활동이 높았지만, 이후 증가율에서 다른 국가에 밀리며 전체 출원 규모에서는 4위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10년 전만 해도 미미했던 중국이 2020년부터 출원 비중을 급격히 확대했고, 2023년부터는 미국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1만2,784건, 26%의 비중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이를 단순히 부진으로만 볼 수는 없다. 보고서는 한국이 2015년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TM5 국가들의 AI 콘텐츠미디어 분야 지식재산권 출원 활동이 전반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2024년 기준 가장 낮은 비중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한다. 즉 한국의 출원 활동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중국·미국·유럽·일본의 확장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한국 콘텐츠미디어 기업들이 AI 서비스 브랜드 선점 경쟁에서 후발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은 높지만, AI 기반 콘텐츠 제작·편집·유통 플랫폼의 상표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넓지 않다면 글로벌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브랜드 권리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NICE 분류별 분석은 산업의 구조 변화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TM5 전체에서 AI 콘텐츠미디어 관련 상표가 가장 많이 출원된 분류는 9류로 4만2,881건이었다. 9류는 과학기기, 전자기기, 기록매체, 컴퓨터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다. 2위는 42류로 4만2,868건이었다. 두 분류의 차이는 불과 13건이다. 그러나 흐름은 이미 바뀌었다. 보고서는 9류가 2020년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2021년부터 42류가 9류를 역전했다고 분석했다. 42류는 과학기술 개발연구,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을 포함한다. 이는 AI 콘텐츠미디어의 경쟁축이 ‘제품·소프트웨어’에서 ‘AI·소프트웨어 제공 서비스·SaaS’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국가별로도 차이가 분명하다. 한국은 9류가 1만219건으로 지속 1위를 차지했고, 42류는 2,871건으로 점진 확대되는 구조다. 미국은 9류 1만900건, 42류 1만648건으로 양강 구도를 보였고, 2022년 이후 42류가 9류를 역전했다. 일본도 9류 6,976건, 42류 6,731건으로 양강이며, 2022년 이후 42류가 9류를 넘어섰다. 유럽은 9류 1만3,391건, 42류 1만1,006건으로 9류가 10년간 1위를 유지해 제품·상용화 중심의 구도가 강했다. 반면 중국은 42류가 1만1,612건으로 압도적이며, 2위 대비 약 8배 격차를 보였다. 이는 중국의 AI 콘텐츠미디어 경쟁이 서비스·플랫폼 중심으로 급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표 출원에서 42류의 부상은 매우 중요하다. 9류 중심의 출원은 소프트웨어, 앱, 디지털 파일, 콘텐츠 제품 등 ‘무엇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반면 42류 중심의 출원은 플랫폼, SaaS, 클라우드, AI 서비스, 소프트웨어 제공, 연구·개발 등 ‘어떻게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생성형 AI 시대 콘텐츠미디어 기업은 단일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접속해 콘텐츠를 만들고, 수정하고, 공유하고, 학습하고, 결제하는 서비스 생태계를 운영한다. 따라서 42류 상표 출원의 확대는 AI 콘텐츠미디어 산업이 제품 판매형에서 플랫폼 운영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표다.

 

상위 출원인 분석에서도 글로벌 경쟁의 성격이 드러난다. 한국에서는 HUAWEI 126건, LG전자 112건, 네이버 111건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플랫폼·ICT 대형 기업 중심 구조다. 미국은 IBM 95건, NVIDIA 90건 등이 상위권이지만, 상위 10대 출원인 비중이 3.98%로 낮아 분산형 경쟁 구조를 보였다. 일본은 FUJITSU가 467건으로 두드러졌고, 상위 10대 비중이 19.21%로 높아 비교적 집중도가 높은 구조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HUAWEI 325건, HONOR DEVICE 152건, TENCENT 149건 등 중국계 기업의 약진이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VIVO 222건, BAIDU 168건 등 2020년 이후 대형 플랫폼·제조·IT 기업의 출원이 급증했다.

 

한국 시장의 변화도 주목된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과거 2017~2022년에는 HUAWEI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3년에는 SKT와 카카오의 비중이 확대됐고, 2024년에는 한글과컴퓨터의 비중이 크게 나타난 구간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시장이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의 진입 거점이면서 동시에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AI 콘텐츠미디어 브랜드 확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공간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 K-콘텐츠의 생산력과 소비자 반응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AI 콘텐츠 서비스의 테스트베드이자 확장 거점이 될 수 있다.

 

지정상품 분석은 각 국가의 산업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 TM5 전체에서 AI 기능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표현이 상위권으로 이동했다. 한국은 서비스형 플랫폼업 619건, 서비스형 플랫폼 제공업 595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업 595건이 상위에 올랐다. 미국은 computer programming 910건, computer software design 876건, electronic data storage 801건으로 연구·기술개발과 소프트웨어 설계 성격이 강했다. 일본은 전자 컴퓨터용 프로그램 제공 5,323건, 컴퓨터 임대 4,911건, 전자 컴퓨터의 프로그램 설계·작성 또는 유지보수 4,685건이 상위권이었다. 유럽은 software as a service(SaaS) 4,267건, platform as a service(PaaS) 2,929건, computer software design 2,825건이 중심이었다. 중국은 멀티미디어 제품 설계 및 개발 7,393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6,027건, 인공지능 분야 연구 5,421건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지정상품 흐름은 더욱 선명하다. 한국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한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업’이 182건으로 1위에 올랐다. 미국은 ‘research in the field of artificial intelligence technology’가 170건으로 1위를 기록해 AI 기술 연구·개발 성격이 강화됐다. 일본은 ‘전자 컴퓨터용 프로그램 제공’이 1,260건으로 1위를 유지했다. 유럽은 ‘software as a service(SaaS)’가 1,022건으로 1위를 유지하며 SaaS 중심 서비스 구조가 고착됐다. 중국은 ‘멀티미디어 제품 설계 및 개발’이 2,506건으로 1위를 차지해 연구개발 중심에서 제품화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대목은 한국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의 강점은 콘텐츠 자체와 플랫폼 소비 경험에 있지만, 상표 지정상품 전략에서는 AI 서비스 제공업, 웹 기반 AI 서비스, SaaS, 플랫폼 제공, 콘텐츠 생성·편집·배포 서비스 등을 더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AI 콘텐츠미디어 산업에서 상표는 단순한 이름 보호가 아니라 사업 범위의 선언이다. 지정상품을 좁게 잡으면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권리 공백이 생길 수 있고,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유사 브랜드와 충돌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초기부터 AI 생성, AI 편집, AI 추천, AI 큐레이션,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기반 제작도구, 협업형 콘텐츠 플랫폼 등을 포괄하는 상표 전략을 설계하면 브랜드 확장성이 커진다.

 

보고서는 AI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환경 변화도 함께 분석했다. 콘텐츠미디어 시장은 AI 접목으로 연평균 3.5%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1조7,130억 달러 규모로 제시됐다. 팬데믹 이후 전체 시장 규모는 주춤했지만 스마트홈, OTT, 커머스 등 비대면 온라인 분야의 AI 적용은 확산됐다. 글로벌 빅테크는 플랫폼에 AI를 결합하고, 통신사는 5G 기반 미디어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이미지, 영상, 음성, 텍스트 생성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콘텐츠 제작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콘텐츠미디어 산업의 생산 방식을 바꿨다. 과거 콘텐츠 제작은 전문가, 장비, 시간, 자본이 필요한 산업이었다. 그러나 생성형 AI 도구의 확산으로 일반 이용자도 텍스트를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고, 음성을 합성하고, 음악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는 이 변화를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자동화”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생산 패러다임”으로 설명한다. 이 구조에서는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이 단순히 콘텐츠를 직접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구, 플랫폼, 템플릿, 추천 알고리즘, 라이선스 체계, 커뮤니티 경험을 누가 먼저 브랜드화하느냐가 중요해진다.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동시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AI 콘텐츠미디어 산업에서 저작권, 데이터 학습권, 저작인격권, 퍼블리시티권 등 분쟁 이슈가 병존한다고 지적했다. 생성형 AI가 기존 콘텐츠를 학습하고, 사람의 얼굴·목소리·스타일·문체를 모방하거나, 브랜드와 캐릭터를 변형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권리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I 콘텐츠미디어 기업의 상표 전략은 단순히 서비스 이름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AI 콘텐츠 서비스”라는 브랜드 포지셔닝까지 포함해야 한다.

 

정량데이터 연계 분석에서 보고서는 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출원 증가 요인을 네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비대면 확산과 온라인 콘텐츠 소비 증가가 AI 콘텐츠 수요를 확대했다. 둘째,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기업들이 상표 전략을 핵심 경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셋째, AI 육성 정책, 산업지원 정책, 지식재산 제도 정비, 데이터 규범 변화가 산업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 넷째, 상표가 플랫폼 신뢰 구축, 디지털 IP 보호, 서비스 확장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AI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IP 부상도는 종합 4점, 즉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시장집중도 지표인 HHI는 2,755로 “보통 이상”의 경쟁 구도를 보였고, CR10 지수는 상위 10개 기업 점유율이 5.6%로 나타났다. 이는 독과점 시장이라기보다 다양한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일부 유력 기업의 영향력은 존재하지만, 신규 진입과 확장 여지도 남아 있다. 다만 보고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기능, 콘텐츠, 플랫폼 결합, 브랜드 포지셔닝이 성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선도기업 사례는 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전략의 실제 방향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기업정보와 상표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보 30개를 도출한 뒤 HUAWEI, Descript, Microsoft, Canva, Spotify, Shutterstock 등 6개 기업을 심층 분석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AI 콘텐츠미디어 시장에서 상표를 단순 방어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 각각의 서비스 구조, 기능군, 플랫폼 확장 방향을 상표 포트폴리오로 조직하고 있다.

 

HUAWEI는 클라우드 기반 AI-Native Cloud와 인공지능 미디어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상표와 서비스 관점에서는 클라우드 미디어 서비스를 묶어 브랜드 패키지로 구성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이는 AI 콘텐츠미디어가 단일 앱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미디어 처리, AI 분석, 생성형 기능, 데이터 관리가 결합된 서비스 라인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Descript는 Overdub, Storyboard 등 협업형 크리에이티브 툴 SaaS를 지향한다. 보고서는 Descript가 기존 콘텐츠 제작 서비스형 플랫폼에 AI를 결합해 AI 편집과 창작 파트너 기능을 부가한 생성형 AI 제품을 출시했으며, 향후 AI가 자율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편집해 창작자 역할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형 서비스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표 관점에서는 기능·제품 단위로 인지 포인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툴 체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Microsoft는 Copilot을 중심으로 한 우산브랜드 전략이 두드러진다. MS365, GitHub, Azure AI 등 기존 클라우드·생산성 도구에 AI 콘텐츠 기능을 내장하면서 Copilot 계열을 중심으로 서비스군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강력한 AI 브랜드를 중심으로 업무, 개발, 문서, 디자인, 콘텐츠 제작 기능을 묶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이 크다. AI 기능이 많아질수록 개별 기능명을 난립시키기보다, 이용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우산브랜드와 하위 기능 브랜드의 조합이 필요하다.

 

Canva는 Magic Design, Magic Media 등 “Magic” 계열 기능 브랜드를 통해 디자인 툴의 대중화와 생성형 AI 기능 내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Canva의 전략은 AI를 기술 용어로 설명하기보다 이용자 경험 중심의 브랜드 언어로 바꾼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생성형 AI는 복잡한 기술이지만, 사용자는 “Magic”이라는 직관적 표현을 통해 기능을 이해한다. AI 콘텐츠미디어 산업에서 브랜드는 기술을 소비자 언어로 번역하는 장치가 된다.

 

Spotify는 AI DJ, Wrapped 등 스트리밍과 AI 큐레이션을 결합하고 있다. 상표 관점에서는 서비스 이벤트와 기능을 브랜드화해 이용자 락인과 확산을 유도한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추천 알고리즘은 이미 핵심 기능이지만, Spotify는 이를 단순 기능으로 숨기지 않고 이용자가 공유하고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이벤트로 만든다. AI 콘텐츠미디어 서비스의 경쟁력은 알고리즘 그 자체뿐 아니라, 그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경험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확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Shutterstock은 Shutterstock AI, AI Image Generator 등을 통해 상업적으로 안전한 생성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보고서는 Shutterstock이 생성형 전환 과정에서 라이선싱과 IP 검증 등 “상업적 신뢰” 요소를 전면에 포지셔닝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AI 콘텐츠미디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방향이다. 기업 고객은 단순히 멋진 이미지를 생성하는 도구보다, 저작권 리스크가 낮고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생성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안전한 AI 콘텐츠”, “라이선스 검증된 AI 콘텐츠”, “상업적 활용 가능한 생성형 콘텐츠”는 앞으로 중요한 브랜드 포지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분석을 종합하면 AI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상표 경쟁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플랫폼화다. AI 콘텐츠 서비스는 개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웹 기반 서비스, SaaS, PaaS, 클라우드형 창작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기능 브랜드화다. AI 편집, AI 생성, AI 추천, AI 큐레이션, AI 에이전트 등 기능 단위가 소비자에게 직접 노출되며 상표로 보호되고 있다. 셋째, 신뢰 브랜드화다. 저작권, 데이터 학습, 퍼블리시티권,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AI 콘텐츠 서비스는 “안전성”과 “권리 검증”을 브랜드 가치로 내세워야 한다.

 

한국 기업의 과제는 명확하다. K-콘텐츠의 창작 역량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AI 콘텐츠미디어 시대에는 콘텐츠 제작 역량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콘텐츠를 AI로 만들고, 변형하고, 번역하고, 추천하고, 유통하고, 수익화하는 플랫폼 브랜드를 선점해야 한다. 특히 웹사이트를 통한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업,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업, 서비스형 플랫폼 제공업, AI 기반 콘텐츠 생성·편집·관리 서비스 등 42류 중심의 지정상품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9류 중심의 소프트웨어 출원 기반이 강하지만, 글로벌 흐름은 이미 42류 중심의 서비스형 AI 콘텐츠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은 글로벌 상표 출원 전략을 초기부터 설계해야 한다. AI 콘텐츠미디어 서비스는 언어와 국경의 장벽이 낮다. 영상 생성, 이미지 생성, 번역, 더빙, 자막, 쇼츠 제작, 웹툰 제작, 음악 추천, AI 캐릭터 생성 서비스는 출시 직후 해외 이용자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상표권은 속지주의가 기본이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확보했다고 해서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서 동일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국이 최근 5년간 AI 콘텐츠미디어 상표 출원에서 1위를 차지한 만큼, 중국 시장 또는 중국계 기업과의 브랜드 충돌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AI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상표·저작권·데이터 권리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상표만으로 보호되지 않고, 저작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서비스명은 상표로, 생성 결과물은 저작권 또는 계약으로, 학습 데이터는 데이터 거버넌스로, 인물의 얼굴·음성·이미지는 퍼블리시티권 또는 부정경쟁 규범으로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AI 콘텐츠미디어 기업을 지원할 때 단순한 기술개발 지원을 넘어 상표 포트폴리오, 지정상품 설계, 글로벌 출원, 라이선스 계약, 저작권 리스크 관리까지 포함한 IP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적으로는 AI 콘텐츠미디어 스타트업의 브랜드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많은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에 집중한 나머지 서비스명, 기능명, API명, 플러그인명, 템플릿명, 크리에이터 도구명에 대한 상표 확보를 뒤로 미룬다. 그러나 AI 콘텐츠미디어 시장은 기능 출시 속도가 빠르고 모방 가능성도 높다. 기술이 유사해질수록 이용자가 기억하는 것은 브랜드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핵심 서비스명, 하위 기능명, 글로벌 영문 브랜드명, 한글 브랜드명, 도메인, 앱 이름, 로고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AI 콘텐츠미디어 산업의 상표 데이터는 향후 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조기 신호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6만2,248건의 출원은 이 분야가 이미 글로벌 브랜드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9류에서 42류로 이동하는 흐름은 AI 콘텐츠미디어가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플랫폼, 도구가 아니라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말한다. 중국의 급부상은 시장 속도와 규모를 보여주고, 미국·유럽·일본의 재확대는 기술·서비스·상용화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K-콘텐츠의 강점을 AI 플랫폼 브랜드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결국 AI 콘텐츠미디어 시대의 경쟁은 “누가 더 좋은 AI 모델을 갖고 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누가 그 AI 기능을 소비자가 신뢰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Microsoft의 Copilot, Canva의 Magic, Spotify의 Wrapped와 AI DJ, Shutterstock의 안전한 생성형 플랫폼 전략은 모두 기술을 브랜드 경험으로 전환한 사례다. 한국 기업도 AI 콘텐츠 제작, 편집, 번역, 더빙, 웹툰, 게임, 음악, 숏폼, 방송, OTT, 팬덤 플랫폼에서 자체 브랜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콘텐츠미디어 시장은 기술 경쟁을 넘어 상표 경쟁으로 진입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AI 도구를 개발하는 기업 모두 이제 브랜드를 늦게 확보해서는 안 된다.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산의 문턱을 낮출수록, 시장에는 더 많은 서비스와 더 많은 이름이 등장한다. 그 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신뢰받는 브랜드다. AI 콘텐츠미디어의 다음 승자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기술을 상표와 서비스 생태계로 조직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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