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14개월 기다릴 시대 끝났다"... AI·바이오, 한 달 내 권리화 시대 연 이노비즈 ‘초고속심사’지재처-이노비즈협회, AI·바이오 전용 트랙 본격 안내... 속도가 기술 경쟁력 되는 시대, 특허도 ‘시장 선점형’으로 진화
기술은 빨라졌지만 특허는 느리다는 기업들의 오랜 불만이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를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평균 1년 이상 걸리던 특허 심사 구조가 ‘최대 1개월’ 수준으로 압축되며, 특허 제도 역시 기술패권 경쟁의 속도전에 맞춰 재설계되고 있다. 특히 창업·벤처·이노비즈기업을 겨냥한 AI·바이오 전용 트랙 신설은 기술 기반 혁신기업의 권리 선점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주목된다.
이노비즈협회는 5월 14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지식재산처 특허제도과와 공동으로 ‘초고속심사 제도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확대 개편된 초고속심사 제도의 핵심 구조와 활용 전략을 집중 안내했다. 이번 설명회는 단순 제도 소개를 넘어,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산업군에서 특허를 ‘사후 보호’가 아닌 ‘시장 진입 전략’으로 활용하는 방향성을 공유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지식재산처의 초고속심사 제도는 2025년 10월 도입된 이후,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존 평균 14개월 이상 소요되던 심사 결과를 최대 1개월 이내 제공하는 파격적 제도로 주목받아 왔다. 초기에는 수출 실적 보유 기업이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일부 첨단기술 해외출원 중심으로 제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지원 규모를 기존 연간 각 500건에서 각 2,000건으로 대폭 확대해 총 4,000건 수준으로 늘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AI·바이오 분야 전용 트랙 신설이다. 이는 창업·벤처·이노비즈기업이 기술 개발 이후 시장 선점과 투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으로 지적돼 온 ‘권리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와 바이오는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시장 선점 효과가 절대적인 산업이다. 기술은 개발했지만 특허 등록이 늦어 글로벌 경쟁사보다 권리 확보가 뒤처질 경우, 투자·수출·라이선스·분쟁 대응 전반에서 구조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전용 트랙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속도 자체를 정책 경쟁력’으로 전환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설명회에서는 신청 자격, 대상 판단, 심사 착수, 결과 통보까지의 구체적 절차가 상세히 공유됐다. 제도 도입 초기 기업들이 느낄 수 있는 정보 격차와 진입장벽을 줄이기 위한 실무형 가이드가 강조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제도 존재보다 실제 활용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특히 현장에서는 실제 성공 사례가 큰 관심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극조립체 제조 장치 기술을 통해 ‘첨단기술 1호’로 단 19일 만에 특허 등록에 성공했고, 해천케미칼은 바이오매스 기반 친환경 제설제 기술로 ‘수출촉진 1호’ 사례가 돼 21일 만에 등록을 완료했다. 이는 초고속심사가 단순한 제도적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시장 선점 속도를 바꿀 수 있는 현실적 도구임을 보여준다.
이번 제도의 파급력은 단순한 심사 기간 단축에 그치지 않는다. 특허 확보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기업은 투자 유치, 기술이전, 해외 출원, 정부 과제, 글로벌 파트너십 협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빠른 특허’가 단순 보호 수단이 아니라 생존 자산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AI, 바이오,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서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권리를 구조화하느냐’이기 때문이다. 기술패권 시대의 특허는 연구 결과의 기록이 아니라 산업 질서의 선점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관계자는 “초고속심사 제도는 속도가 생명인 첨단 산업 분야 기업들에게 매우 파격적인 지원책”이라며 “회원사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빠르게 권리화해 시장 진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연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초고속심사는 ‘빠른 심사’가 본질이 아니다. 기술 개발 속도와 권리 확보 속도의 간극을 줄여, 혁신기업이 시장에서 시간을 경쟁력으로 바꿀 수 있게 만드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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