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방향까지 읽는다"... KAIST, 자율주행 ‘눈’의 한계 넘는 차세대 센서 개발어둠 속 물·도로 구분 정확도 혁신... AI 비전, ‘인식’에서 ‘이해’로 진화
어두운 도로 위 물웅덩이와 아스팔트를 구분하지 못하던 자율주행 센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이 등장했다. 빛의 밝기뿐 아니라 ‘방향’까지 읽고, 스스로 동작 방식을 바꾸는 차세대 센서가 개발되면서 자율주행과 AI 비전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이 열리고 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빛의 편광 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최적 상태로 동작을 조정하는 ‘자가 재구성 편광 센서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이미지 센서가 밝기 정보 중심으로 물체를 인식했다면, 이번 기술은 빛의 진동 방향까지 감지해 물체의 표면 구조와 특성을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텔루륨과 이황화레늄을 교차 구조로 쌓은 이종소재 기반 설계를 통해 센서 성능을 구현했다. 두 물질을 서로 교차하도록 정밀하게 쌓기 위해 연구팀은 원자층 단위로 물질을 정밀하게 쌓아 결정 구조를 제어하는 공정인 ‘에피택셜 원자층 증착(Epitaxial Atomic Layer Deposition)’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두 물질의 결정 구조가 정확히 맞물리도록 구현함으로써, 기존 대비 높은 재현성과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이 구조에서는 빛이 들어오는 조건에 따라 전류 방향이 바뀌는 ‘양극성 광응답’이 발생하며, 별도의 전기 신호 없이 빛만으로 센서의 동작 상태를 재구성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센서가 갖고 있던 에너지 소비와 처리 한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이 기술은 센서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센서 컴퓨팅’ 구조로 확장 가능해, 방대한 시각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도 움직이는 물체 인식 정확도 95% 이상을 기록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광 정보를 활용해 보다 풍부한 시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비전 기술의 새로운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저전력·고효율 AI 시스템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센서 성능 개선을 넘어, AI 비전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물론, 의료 진단, 로봇,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정확하고,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르게’ 판단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기계가 세상을 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단순히 ‘보는 눈’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대응하는 ‘지능형 시각 시스템’으로의 진화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웬슈안 주(Wenxuan Zhu, 박사후 연구원)와 김창환(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준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센서스(Nature Sensors)에 4월 14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Self-reconfigurable polarization perception in dual-anisotropy heterostructures for high-dimensional in-sensor computing이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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