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설계한다"... KAIST, 광신호 자유 제어로 AI·양자통신 판 바꾼다

이중 도파로 공진기로 스펙트럼·위상 동시 제어... 초고속·저전력 데이터 처리 핵심 기술 확보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4/20 [13:47]

"빛을 설계한다"... KAIST, 광신호 자유 제어로 AI·양자통신 판 바꾼다

이중 도파로 공진기로 스펙트럼·위상 동시 제어... 초고속·저전력 데이터 처리 핵심 기술 확보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4/20 [13:47]

▲ 이중 도파로 공진기는 상단 도파로에서 대칭적인 스펙트럼을, 하단 도파로에서 비대칭적인 스펙트럼을 출력하도록 광신호를 조절한다. 반도체 공정을 통한 대량 양산이 가능하며, 차세대 광통신 및 CPO(Co-Packaged Optics) 기술에 접목되어 AI 데이터 센터에 활용될 수 있다.(그림 및 설명=KAIST)  © 특허뉴스

 

빛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인공지능(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양자통신 등 차세대 정보기술의 성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식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학교 윤재웅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빛의 간섭 현상을 활용해 광신호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광집적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Laser & Photonics Reviews'에 게재됐다.

 

광집적회로(Photonic Integrated Circuit, PIC)는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전자 기반 시스템 대비 훨씬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빛의 파장과 위상 같은 핵심 요소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중 도파로(Dual-bus)’ 구조를 도입했다. 공진기를 통과한 빛과 통과하지 않은 빛을 다시 만나게 해 간섭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광신호의 스펙트럼과 위상 응답을 동시에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단일 구조 공진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형태의 광신호 설계가 가능해졌으며, 데이터 처리의 정확도와 속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 기술은 비선형 광학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빛의 색(주파수)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보다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향후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광컴퓨팅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는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양자통신과 같은 차세대 보안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학부 연구 프로그램(URP)을 통해 학부생이 주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제1저자로 참여한 김태원 학사과정 학생은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 소자 설계와 연구 성과로 발전시켰다.

 

김상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소자 구조 제안에 그치지 않고, 기존에 간과됐던 광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향후 광학 기반 AI 가속기와 통신 기술 발전에 폭넓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빛을 ‘신호’가 아닌 ‘설계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이번 기술은, 데이터 처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논문명은 Dual-bus resonator for multi-port spectral engineer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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