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글리세롤이 수소로"... 폐바이오 자원, 에너지·화학소재로 동시 전환

재료연·UNIST, 차세대 전기화학 시스템 개발... 그린수소 경제성 획기적 개선 기대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4/20 [13:23]

"버려진 글리세롤이 수소로"... 폐바이오 자원, 에너지·화학소재로 동시 전환

재료연·UNIST, 차세대 전기화학 시스템 개발... 그린수소 경제성 획기적 개선 기대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4/20 [13:23]

▲ 연구팀이 개발한 79㎠ 대면적 음이온 교환막 전해 기반 시스템 개념도 및 포름산염 및 수소 생산 선택도 성능 평가 결과(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버려지던 바이오디젤 부산물이 수소와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로 재탄생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동 연구팀이 폐바이오 자원인 글리세롤을 활용해 수소와 화학원료를 동시에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하며, 에너지·화학 산업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Joule'에 게재되며 기술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기존 수전해 공정의 핵심 병목으로 지목되던 산소 발생 반응(OER)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과 경제성을 동시에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수전해 방식은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양극의 산소 발생 반응이 높은 에너지 소모와 느린 반응 속도를 유발해 전체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물 대신 유기물인 글리세롤을 활용하고, 이를 산화시키는 글리세롤 산화 반응(GOR)을 적용한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글리세롤은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대량 발생하는 저가 부산물로, 이를 활용할 경우 기존 대비 낮은 에너지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구리-코발트 기반의 비귀금속 촉매를 적용해 고가의 귀금속 없이도 높은 반응 활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실제로 1.31V의 낮은 전압에서 110mA/㎠ 수준의 높은 전류밀도를 구현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의 차별점은 ‘동시 생산’ 구조에 있다. 기존 수전해 기술이 수소만 생산하는 단일 공정이었다면, 이번 시스템은 수소와 함께 포름산염(formate) 등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동시에 생산한다. 연구팀은 생성물의 약 96%를 원하는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높은 선택성을 확보했다.

 

또한 79㎠ 규모의 대면적 전해셀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인해,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 공정 적용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연속 공정 전환과 메가와트(MW)급 확장도 가능해 실제 상용화 기반을 갖춘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폐자원 활용, 에너지 효율 개선, 화학소재 생산을 하나의 공정으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고, 동시에 화학 산업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

 

KIMS 양주찬 책임연구원은 “비귀금속 촉매를 대량 합성하고 이를 대용량 전해 시스템에 적용해 성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으며, UNIST 장지욱 교수는 “바이오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수소 경제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앞당길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와 자원 순환의 경계를 허무는 이번 기술은, 폐기물이 새로운 산업 자산으로 전환되는 ‘순환형 에너지 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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