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英 정부, 저작권 충돌 해법 ‘신중 모드’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4/13 [11:45]

"AI 학습,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英 정부, 저작권 충돌 해법 ‘신중 모드’

박진석 기자 | 입력 : 2026/04/13 [11:45]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영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저작권 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기술 혁신과 창작권 보호 사이의 균형 찾기에 나섰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옵트아웃(opt-out)’ 방식 도입 여부를 놓고 신중한 입장을 밝히며 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26년 3월 18일 ‘저작권 및 인공지능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Copyright and Artificial Intelligence)’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AI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저작물 이용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담고 있다.

 

앞서 영국은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저작권법 개정을 검토하며,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활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대신 창작자가 원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 제도를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해당 방안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창작자와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은 광범위한 예외 규정이 도입될 경우 창작물의 경제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옵트아웃 방식은 실효성 확보가 어렵고, 권리 보호 측면에서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반면 AI 업계와 연구계 일부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데이터 접근이 제한돼 기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규제 강도가 곧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당장 특정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추가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저작권법 개정이 경제 전반과 창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분석한 뒤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창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AI 개발자들이 양질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호와 활용’ 사이의 균형을 정책 핵심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영국이 AI 저작권 정책에서 ‘속도’보다 ‘정합성’을 택한 신호로 보고 있다. 향후 유럽 및 글로벌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의 최종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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