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쓰는 엔지니어가 특허의 질을 끌어올린다”…日 RIETI, ‘기업 과학자’의 혁신 파급력 실증

선우정 기자 | 기사입력 2025/10/09 [17:38]

“논문 쓰는 엔지니어가 특허의 질을 끌어올린다”…日 RIETI, ‘기업 과학자’의 혁신 파급력 실증

선우정 기자 | 입력 : 2025/10/09 [17:38]

▲ 출처=freepik  © 특허뉴스

 

일본 독립행정법인 경제산업연구소(RIETI)가 기업 혁신의 숨은 동력으로 ‘기업 과학자(corporate scientist)’를 지목했다. RIETI는 기업·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의 논문과 특허를 전수 연계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회사 소속이면서 학술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자가 많을수록 해당 연구자가 관여한 특허가 외부 과학논문을 더 폭넓게 인용하고, 그만큼 가치가 높은 특허(타 발명자에게 많이 인용되는 특허)로 귀결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일본 민간기업 소속 연구자 약 170만 명 중 논문을 1편 이상 발표한 약 9만 명을 ‘기업 과학자’로 정의하고, 이들의 논문·특허 특성을 정밀 추적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기업 내부에 누적 논문이 많을수록 기업 과학자가 관여한 특허는 외부 논문 인용 비중이 높고, 이는 특허의 질 향상과 통계적으로 연동됐다.

 

기업 과학자의 특허 자체도 피인용이 많은 고가치 특허로 나타나는 비율이 높았다.

 

기업 과학자는 사외 연구 동향에 밝아 외부 지식을 흡수·재조합하는 연결자 역할을 수행하며, 내부 축적 지식(누적 논문)과 외부 연결(외부 논문 인용)이 결합될 때 특허 품질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다만 보고서는 기업 과학자의 논문 발표·학회 활동이 성과의 외부 유출을 동반할 수 있다는 양면성도 지적했다. 특히 기초연구 투자의 민간 수익률(Private ROR)이 공공 수익률(Public ROR)보다 낮은 현실을 들어, 적절한 인센티브가 없으면 기업의 기초연구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정부·산업계는 ▲기업 과학자의 외부 네트워킹을 촉진하되 지식보호·이전 규칙을 정교화하고 ▲논문·특허 동시 성과를 장려하는 평가·보상 체계를 마련하며 ▲논문–특허 연계 데이터를 활용한 정책·투자 의사결정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요지는 분명하다. “기업 안의 과학자”가 외부 지식을 당겨와 내부 역량과 섞을 때, 혁신의 질이 뛴다. 일본 사례는 논문과 특허를 분리해서 보던 관성을 넘어, 두 세계를 잇는 인재와 제도가 경쟁우위를 좌우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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