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 두 질문이면 보인다”…‘수용행동×자아존중감’이 가르는 성인 3가지 심리유형 최초 규명국내 연구진, 불안·우울 예측 심리 프로파일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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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명상심리상담 KCI등재지 © 특허뉴스 |
“힘든 일을 겪을 때 당신은 어떤가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나요, 아니면 피하려고 하나요?
그리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나요, 아니면 부족하다고 느끼나요?”
국내 연구진이 이 두 축인 ‘수용행동(경험회피의 반대)’과 ‘자아존중감'이 성인의 마음 건강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임을 확인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연구팀(이서원 연구원·김형록 교수)은 성인 134명을 분석해 탄력형·중간형·취약형의 세 가지 심리유형을 처음 규명했고, 유형만으로도 불안·우울 변동의 약 17%를 설명한다고 '명상기반심리상담학술지'에 보고했다.
왜 자존감과 수용인가
수용전념치료는 최근 주목받는 심리치료 접근법으로, 사람들이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게 행동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이 바로 ‘경험회피(심리적 경직성)’이다.
반면, 자존감은 오랫동안 심리학에서 정신건강의 보호 요인으로 강조돼 왔다. 연구팀은 “경험회피라는 취약 요인과 자존감이라는 보호 요인이 결합할 때, 성인의 심리적 위험군이 어떻게 나뉘는지 탐색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서원 연구원은 “단순히 증상 검사만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대처 스타일’로도 충분히 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마음 건강에도 혈압·혈당 같은 기초 건강 지표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바로 그 ‘마음의 기초 지표’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상담과 임상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간단한 검사 조합만으로 개인의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어, 1차 스크리닝 체계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데 유용하다. 연구진은 “마치 건강검진에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지표를 보듯, 마음 건강도 두 가지 요인으로 빠르게 위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 의미: 마음 건강 관리의 새 틀
이번 연구는 단지 학문적 발견을 넘어,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최근 직장인·청년층에서 불안과 우울 호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상담이나 치료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별 도구가 단순하거나, 개인화된 개입 전략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김형록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정신건강 관리가 여전히 ‘치료 이후’에 집중돼 있다면, 이번 연구는 ‘치료 이전’의 맞춤형 관리 가능성을 연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단순히 진단을 넘어, 유형 정보만으로도 불안과 우울의 변동 약 17%를 설명할 수 있었다”며 “이는 마음 건강을 조기에 파악하고 개입할 수 있는 효율적인 선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내 마음 유형 자가 점검
힘든 감정이 올라올 때, 나는 그것을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예/아니오)
스스로를 중요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예/아니오)
두 질문만으로도 대략적인 방향을 알아볼 수 있다. 전자에 ‘예’, 후자에 ‘아니오’라고 답하면 취약형 가능성이 높다. 반대라면 탄력형에 가깝다.
이번 결과는 학교·직장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편 선별도구 개발과 상담 초기 개입 경로 추천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불안과 우울이 일상화된 시대, 마음 건강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시작점이 감정을 받아들이는 힘과 스스로를 긍정하는 힘임을 실증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번 연구는 성인의 정서적 위험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Journal of Meditation Based Psychological Counseling(제34권) 학술지 2025년 8월호(저자: 이서원, 김형록)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수용행동과 자아존중감 기반 성인 심리유형(취약형·중간형·탄력형)과 불안·우울:탐색적 군집분석(Adult psychological types based on acceptance behavior and self-esteem (vulnerable, moderate, resilient) and their links to anxiety and depression: An exploratory cluster study)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