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산모의 장내 미생물 환경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산모 장내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부족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온라인판에 8월 29일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토피 발병의 새로운 단서
아토피 피부염은 전 세계 소아 인구의 약 30%가 겪는 흔한 질환으로, 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한다. 기존 연구는 피부 염증과 면역 반응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번 결과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이 근본적인 원인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장내 우점균 중 하나인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일부 종이 병원성 공생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균을 모체의 장내에 주입한 실험에서 모체와 새끼 모두에게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났으며, 특히 모체가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단을 섭취했을 때 자손의 피부 병변까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엄마 장내 미생물 → 아이 피부 질환’
이번 연구는 병원성 공생균이 어떻게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지 실험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산모 장내의 미생물 불균형, 식이섬유 결핍, 전신 염증의 증폭, 자손 피부 병변 발생 등 이 일련의 과정은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히 피부 문제를 넘어 산모의 장내 환경과 식습관에 깊이 뿌리내린 질환임을 입증한다.
정밀진단·맞춤 치료로의 확장
김희남 교수는 “향후 과제는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결핍 식단이 아토피 피부염 및 기타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인간 코호트를 통해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토피 피부염의 정밀 진단과 표적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정밀 진단, 맞춤형 식단 관리, 표적 치료제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토피 피부염을 포함한 만성 염증성 질환 관리에서 “엄마 장내 미생물 건강이 곧 아이의 미래 건강”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 셈이다.
논문명은 Maternal Faecalibacterium pathobionts and low-fiber diets synergize to impact offspring health: Implications for atopic dermatiti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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