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자동차나 기계 부품에 사용되는 강철 합금은 고온에서 녹이는 '융해' 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이때 성분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녹는 현상을 '합치 융해(congruent melting)'라고 하는데, 그동안 이러한 합금의 융해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온 실험이 필요했다.
하지만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기반의 형성에너지 데이터와 기존 실험 데이터를 머신러닝에 결합하여 4,536개의 이원계 화합물에 대한 융해 반응 유형을 학습,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중 'XGBoost' 기반 분류 모델이 약 82.5%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달성하며 합금의 혼합 여부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또한 샤플리(Shapley) 기법을 활용하여 모델의 주요 특징을 분석했으며, 이 중 '형성에너지 곡선의 기울기 변화(convex hull sharpness)'가 가장 중요한 인자임을 밝혀냈다. 이는 특정 조성에서 에너지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상태가 형성됨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고온 실험 없이도 소재의 융해 반응 경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엔트로피 합금이나 초내열 합금처럼 실험이 어려운 소재 개발에 매우 유용하며, 향후 복잡한 다성분계 합금 설계에도 확장될 수 있다. AI 모델이 도출한 주요 물리량은 실제 실험 결과와 높은 일치도를 보여, 앞으로 다양한 금속 재료 개발 및 구조 안정성 예측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산과 실험 데이터, 그리고 머신러닝의 융합을 통해 기존의 경험적 합금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예측적 소재 개발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하며, "향후 생성형 모델, 강화학습 등의 최신 AI 기술을 접목하면 완전히 새로운 합금을 자동으로 설계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최영우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물리협회(AIP)에서 발간하는 머신러닝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PL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5월호에 게재되고 '특집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은 Machine learning-based melting congruency prediction of binary compounds using density functional theory-calculated formation energ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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