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화학 반응이 어렵다고 알려진 얼음 속에서 광물이 형성되는 놀라운 현상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험적으로 규명되었다. 연세대학교 이기현 교수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북극과 남극을 포함한 지구 빙권환경에서 자연수가 얼면서 독특한 특성을 지닌 광물 형성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지구화학 연구에서는 온도가 낮아지면 화학 반응이 느려지고, 고체 상태의 얼음 내에서는 용질 간 반응이 어렵기 때문에 얼음은 화학적으로 비활성 상태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수용액이 얼면서 오히려 여러 화학 반응이 활성화되는 현상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얼음 결정 사이에 존재하는 준액체층에 대부분의 용질들이 농축되는 동결농축효과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의 결빙 과정에서 광물이 형성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전무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동결농축효과를 자연수에 적용하여, 물의 결빙에 의한 광물의 새로운 형성 경로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지구 환경에서 원소 순환 및 탄소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간이온과 탄산염 이온을 포함한 수용액을 이용해 섭씨 영하 5도 및 20도에서 동결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온에서는 전혀 침전이 없다가 수용액 내 능망간석의 포화도를 300배 이상으로 높였을 때만 침전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동결 시에는 이론적으로 능망간석이 형성될 수 없는 조건(상온보다 능망간석의 포화도가 약 3만 배 낮은 조건)에서도 능망간석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동결 조건에서 형성된 능망간석은 상온 광물과는 달리 나노 크기의 결정들이 응집된 구형체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은 저온 및 고농도의 용질을 갖는 준액체층이 자연환경에서 찾기 어려운 특성의 광물 형성 조건을 제공하며, 이로 인해 독특한 반응성을 갖는 광물이 형성됨을 규명했다. 특히, 미국 아르곤연구소 및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동결 시 능망간석이 형성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원위치,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기현 교수는 "불포화된 수용액이 동결되면서 광물이 형성되는 현상은 본 연구에서 최초로 보고된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지구 순환과 빙권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동결을 이용한 소재 개발, 냉동식품 보존 등의 연구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지난 5월 29일 게재되었다.
논문명은 Freeze-induced crystallization: An overlooked pathway for mineral genesis in natural waters이다. <저작권자 ⓒ 특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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