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면역세포 공격 피하는 암세포의 비결, 사이토카인 장벽 규명

면역세포 침투 막는 노화종양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치료전략 제시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1/01/08 [16:08]

[사이언스] 면역세포 공격 피하는 암세포의 비결, 사이토카인 장벽 규명

면역세포 침투 막는 노화종양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치료전략 제시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1/01/08 [16:08]

▲ 대장암의 종양 면역 억제 과정에서 노화종양세포의 역할 / 대장암에서 종양의 침윤이 일어나는 변연부에서 많이 관찰되는 노화종양세포는 다양한 분비체를 통해 종양 면역억제에 관여한다. 특히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CXCL12과 CSF1은 종양 면역에 중요한 세포독성 T 세포의 종양 내 침투를 억제하고 기능을 저하시켜 T 세포들의 공격으로부터 암세포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여 암의 진행에 도움을 준다. 그림 및 그림설명 제공 :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태준 교수   © 특허뉴스

 

진행성 대장암은 수술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고, 재발 및 전이를 동반한 대장암은 현재 항암화학요법에도 불구하고 장기 생존율이 극히 저조하여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면역항암제가 다양한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효과로 각광받고 있으나, 대장암의 경우 면역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예가 많아 그 기전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항암제가 치료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포독성 T세포가 충분히 종양내로 침투하여 활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종양 주변 면역세포에 대하여 노화종양세포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

 

이러한 시기, 국내 의료진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암세포를 지켜주는 화학적 장벽의 존재를 밝혀냈다.

종양내부로 면역세포가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벽의 존재를 밝힘으로써 면역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성을 보완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태준 교수·김장희 교수·최용원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에 존재하는 더 이상 증식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 세포인 노화종양세포가 면역세포의 종양 내 침투를 방해하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약화시켜 대장암 진행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을 밝혔다.

 

노화세포는 분열은 멈췄지만 대사활동이 왕성해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데 여러 질병에서 이로 인한 미세환경 변화가 보고되고 있다.

진행성 암에서도 이러한 노화종양세포의 존재가 알려져 있지만 암의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수술로 절제된 대장암 조직에서 노화종양세포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아가 노화종양세포가 많이 분포한 조직일수록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세포독성 T세포)의 침투가 둔화된 것을 관찰했다.

 

원인을 알아내고자 노화종양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분비물들을 유전자분석과 면역조직화학염색법 등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면역세포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두 종류를 밝혀냈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크기가 작은 단백질로 사이토카인(cytokines)의 일종으로 주변세포에 화학주성(chemotaxis)을 통하여 작용하는 케모카인의 일종인 CXCL12(면역반응, 염증반응, 종양의 성장 및 전이 등에 관여)가 세포독성 T세포의 종양 내 침투를 억제하고, 사이토카인 CSF1(면역반응을 억제하는 M2-대식세포의 표현형을 유도)이 면역억제를 유도하는 대식세포의 분화를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세포독성 T세포의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을 증명하였다.

 

실제 노화종양세포가 존재하는 대장암 생쥐모델에서 케모카인 CXCL12만 억제해도 세포독성 T세포의 종양 내 침투가 증가하고 종양이 현저히 억제되었다.

또한 두 사이토카인 분비를 동시에 억제하자 면역항암제에 반응 하지 않던 대장암 생쥐모델에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관찰, 노화종양세포 제어를 통한 면역항암제 반응성 향상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대장암에 존재하는 노화종양세포가 암의 진행에 관여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면역항암제 반응성이 낮은 대장암 치료를 위해 노화종양세포 또는 노화관련 분비물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전략 연구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4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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