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유해 물질 분석하는 빛 만드는 메타표면 개발...장파장 중적외선→중파장 중적외선으로

표면에 부딪힌 빛 원편광 회전 방향 따라 선택적으로 빛 파장 변화

특허뉴스 박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0/12/17 [15:51]

[사이언스] 유해 물질 분석하는 빛 만드는 메타표면 개발...장파장 중적외선→중파장 중적외선으로

표면에 부딪힌 빛 원편광 회전 방향 따라 선택적으로 빛 파장 변화

특허뉴스 박진석 기자 | 입력 : 2020/12/17 [15:51]

 

▲ 메타아톰 구조 및 원편광 반응 선택성 (왼쪽) 개발된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 개념도.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반사되는 빛의 진동수(파장)가 달라진다. 우원편광(RCP)일 때는 진동수가 2배(파장 1/2배, 제2고조파), 좌원편광(LCP)일 때는 진동수가 3배(파장 1/3배, 제3고조파)로 바뀐다. (가운데) 제2고조파 발생 (SHG)에 대한 비선형 원형 이색성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 (오른쪽) 제3고조파 발생 (THG)에 대한 비선형 원형 이색성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  © 특허뉴스

 

이차원의 파장보다 매우 작은 구조의 2차원 배열로 이루어진 메타표면(metasurface)은 서브(sub) 파장 크기에서 빛의 위상, 진폭 그리고 편광을 조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큰 부피의 광학기기를 혁신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2차원 평면 광학(flat optic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떠오르고 있다.

 

최근 깨진 거울 반전 대칭(broken mirror inversion symmetry)을 가진 메타아톰 구조로 구성된 카이랄 메타표면(chiral metasurface)을 이용해 우원편광(right circularly polarized light) 빛과 좌원편광(left circularly polarized light) 빛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는 특성(원형이색성)을 구현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또한 이를 원형 편광판 및 검출기, 홀로그램 및 데이터 암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선형과학에서 더 나아가, 비선형 과학(nonlinear optics)과 카이랄 메타표면을 접목시킨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은 두 원편광에 대해 각기 다른 고조파 발생효율을 갖도록 설계된 광소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구된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은 낮은 고조파(진동수가 정수배로 증가한 빛) 발생효율과 낮은 비선형 원형 이색성(nonlinear circular dichroism) 등으로 인해 활용까지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빔을 중파장 중적외선으로 바꾸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작고 얇은 평면 구조체(메타표면)와 빛을 만나게 해 빛의 파장을 바꾸는 기술이다. 중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의 한 종류로 유해 물질의 성분 등을 분석하는 데 쓰이는 빛이다.

 

UNIST 전기전자공학과 이종원 교수팀은 입사되는 빛의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빛 파장을 선택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메타표면을 개발했다. 메타표면은 빛 파장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인공구조물인 메타아톰이 표면에 빼곡하게 배열된 평면 구조체다.

 

개발된 메타표면에 입사된 빛은 원편광 회전 방향에 따라 그 파장이 1/2(우원편광) 또는 1/3(좌원편광)로 크기로 줄어든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변환된다. 이 특성을 이용하면 상용화된 장파장 중적외선 레이저 빛을 메타표면에 쏘아 파장이 짧은 중파장 중적외선 영역 빛을 쉽게 얻을 수 있다.

 

▲ 개발된 메타표면의 이미지 및 원형이색성 (왼쪽)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을 이용한 선택적 고조파 발생 및 고조파 빔 조향(위상 조절을 통해 빛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것)개념도. (가운데) 제작한 비선형 메타표면의 주사 전자현미경 이미지. (오른쪽) 두 원편광에 대한 제2 및 제3고조파 빔조향 측정결과  © 특허뉴스

 

중적외선을 이용한 흡수분광분석은 물질 분석법 중 가장 높은 정확도와 식별력 갖는다. 흡수분광분석은 빛을 물질에 흡수시켜 성분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중적외선 영역 빛을 내는 레이저 광원(light source)은 나노미터 두께의 반도체를 수천 겹 가량 쌓아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 또 광원 하나 가격도 비쌀뿐더러 광원 하나로 전체 중적외선의 일부만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표면을 쓰면 하나의 중적외선 레이저로 중적외선(3~12μm) 대부분 영역을 포함하는 빛 생성이 가능하다. 상용화된 9-12μm(마이크로미터, 10-6m) 가변파장 중적외선 레이저 빛의 우원편광 성분으로는 4.5~6μm의 파장 대역 빛을, 좌원편광 성분으로 3~4(μm) 파장 대역 빛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원 교수는 상용화된 중적외선 레이저와 하나의 메타표면을 이용해 여러 대의 중적외선 레이저를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빛의 진동수나 파장을 원평광 방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바꾸는 메타표면(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의 경우 원편광 방향을 구분해 파장 변환을 발생시키는 성질(비선형 원형이색성)이 낮고 광 변환 효율 또한 낮은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표면은 비선형 원형이색성이 두 종류의 파장변환 (1/2 1/3 파장변환)에 대해 동시에 최대값인 1에 가깝고 효율도 기존 대비 100배 이상 향상됐다.

 

▲ 이종원 교수 연구팀(우측 하단 이종원 교수)  © 특허뉴스

 

1저자인 김대익 UNIST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비선형 카이랄 메타표면이 갖는 낮은 비선형 원형이색성과 효율성 문제를 동시한 해결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표면은 여러 층으로 구성된 아주 얇은 반도체(다중양자우물)위에 2종류의 특이한 기하학적 구조(깨진 거울 반전 대칭 구조)를 갖는 메타 아톰이 배열된 형태다. 빛의 위상도 이 메타아톰을 회전시켜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두꺼운 렌즈 없이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킬 수 있다. 아주 얇은 카메라 같은 평면광학기기 구현도 가능한 이유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메타표면은 광대역 중적외선 광원뿐만 아니라 고효율 비선형 홀로그램, 초고감도 카이랄 센서, 비선형 광 정보처리 소자 등 다양한 신개념 평면 광학 소자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 (Nano Letters) 1111일자로 출판됐다. 연구지원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나노·소재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명은 Giant nonlinear circular dichroism from intersubband polaritonic metasurfac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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