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극지 기후 변화가 열대지역에 미치는 영향 규명

UNIST 강사라 교수·美 하와이대 연구팀, “극지 냉각이 열대 태평양의 무역풍 더 세게 한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0/11/24 [13:31]

[사이언스] 극지 기후 변화가 열대지역에 미치는 영향 규명

UNIST 강사라 교수·美 하와이대 연구팀, “극지 냉각이 열대 태평양의 무역풍 더 세게 한다”

특허뉴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0/11/24 [13:31]

▲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강사라 교수  © 특허뉴스

열대 기후는 열대 지역의 평균적인 기상 특성이면서 동시에 전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열대 기후의 패턴에 따라 전 지구의 기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열대지역의 동서 수온 패턴에 따라 미국의 겨울의 세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열대 지역의 기후 변화 및 변동성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이다. 자연스럽게 열대 기후의 변동은 1950년대 혹은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연구돼왔다. 다만 이 연구들은 주로 열대로부터 기인한 열대 기후의 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반대로 2000년대 초반이 되어서 고()기후 자료들을 통해 고위도와 열대의 기후가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위도가 열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게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고위도 기후 변화가 열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적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이 연구들을 통해 대기가 어떻게 고위도의 변화를 열대에 전달하는지가 확인되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기후모델을 간소화하여 (대륙을 없다든지, 해양역학이 없다든지) 활용했다.

 

이러한 시기, 차가운 극지방을 더 차갑게 얼리면 멀리 떨어진 열대 태평양의 바람세기가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공동 연구진은 극지방에 냉각 효과를 주는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극지 기후변화가 열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지구를 종합적으로 모의하는 지구시스템 모델을 활용해, 실제 지구에서 양 극의 기후 변화가 어떻게 열대 태평양에 영향을 미치며, 어떤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연구했다.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에서 남극과 북극의 일사량을 감소시켰을 때(냉각 효과) 적도 인근 태평양에서 부는 바람인 열대 태평양 무역풍이 세진다는 것을 보였다. 이는 열대 태평양 무역풍이 강해지고 있는 최근 추세를 설명할 새로운 가설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기존 기후모델들은 열대 태평양 무역풍 세기가 약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열대 태평양 무역풍은 차가운 동태평양(남미 앞바다)과 따뜻한 서태평양 간의 온도 차 때문에 부는 바람이다.

 

기후 모델은 대기와 대륙, 해양, 빙하 등 복잡한 요소를 수식으로 만들어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강 교수팀은 기후 모델을 이용하여 남극과 북극의 일사량 (햇빛양)을 줄이는 모의실험을 수행했다. 기후 모델 오차의 원인으로 지목된 남극 일사량 과대모의 해소 효과나 산업화한 북반구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햇빛을 반사해 감소된 북극 일사량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남극과 북극에서 각각 발생한 냉각 효과가 바닷물(해양)이나 공기(대기)를 타고 열대 태평양에 전달돼 무역풍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극지 냉각효과가 열대지역에 미치는 영향 시뮬레이션: (A) (북극 냉각효과, 해양 고려) 북반구 고위도 냉각효과가 열대 동태평양 바닷물의 용승(colder upwelling)을 통해 동서간 해수면 온도차를 늘리고 워커순환(열대 태평양 무역풍)이 강해짐. (B) (남극 냉각효과, 해양 고려) 마찬가지로 워커순환이 강해짐 (C) (북반구 냉각효과, 해양 제외) 열대수렴대(6.5 mm/day의 강우량을 보이는 지역, 노란색선)로 인해 서태평양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줌. 또한 구름에 의한 햇빛 반사로 서태평양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동서간 해수면 온도차가 더 줄고 워커순환이 약화됨. (D) (남반구 냉각효과, 해양제외) 남반구 고위도 냉각효과는 열대수렴대를 피해 열대 동태평양으로 전파됨에 따라 동서간 해수면 온도 편차가 증가하고, 워커순환이 강해짐.  © 특허뉴스

 

또 연구팀은 해양의 순환이 대기 순환보다 열대 태평양 무역풍 세기 강화에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를 위해 기후 모델에 대기나 해양 같은 구성 요소를 각각 추가 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각 요소의 중요도를 알아보는 계층화 모델 실험 기법을 썼다.

 

하와이 대학교 말트 스튜커(Malte Stuecker) 교수는 본 연구에서 고안된 계층화 모델 실험 기법을 사용하면 열대 기후에 미치는 대기와 해양의 상대적인 영향력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극과 북극에서 발생한 냉각 현상이 열대지역으로 전달되는 경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신예철 UNIST 도시환경과학과 연구원은 대기를 통한 북극 냉각 효과 전파는 북반구 적도 위쪽에 존재하는 열대수렴대(열대 강우대)에 가로막힌다동태평양에서 솟아오르는 차가운 바닷물(해양)이 존재해야만 북극 냉각 효과가 열대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위도 지역의 시뮬레이션 오차 개선을 통해 예측 오류가 빈번한 열대 지역의 오차를 개선할 수 있음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물이라며 연구에서 고안된 계층화 모델 실험 기법은 미래 기후 예측이나 과거 고()기후 복원에서 열대와 고위도 지역의 양방향 원격 상관을 추가 분석하는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극지방 기후 변화가 열대에 미치는 영향은 열대 기후가 극지방에 미치는 영향과 달리 2000년도 초반 고()기후가 복원되면서부터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Science Advances1120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논문명은 Walker circulation response to extratropical radiative forcing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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