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특허경영②] 라이센스 협상은 어떻게 진행하나?

특허뉴스 선우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3/18 [15:26]

[실전 특허경영②] 라이센스 협상은 어떻게 진행하나?

특허뉴스 선우정 기자 | 입력 : 2019/03/18 [15:26]
▲ 협상의 3요소 - 정보, 시간, 지위     ©특허뉴스

제품 개발에 필요한 특허나 기술에 대한 라이센스 협상은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지식재산 전문가 모임인 지식재산네트워크(IPMS)이 발간한 ‘Bio 기술계약 총서에 따르면 정보(information)와 시간(time), 협상에서의 지위(power)는 협상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로 정의된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협상에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함으로써 협상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고, 협상의 마감시한에 쫓겨서 마지못해 협상을 하지만 않는다면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 것이다. <편집자>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

 

우선, 협상에 필요한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상대방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협상 조건뿐 아니라, 상대방의 사업실적, 협상에 참여하는 담당자 현황, 협상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정보 등을 포함하여 폭넓은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협상에 필요한 정보에는 협상에 임하는 자신의 정보도 포함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협상에 임할 때, 협상 마감시한을 내부적으로 정해놓을 수는 있지만 이를 상대방이 알게 되면 상대방의 요구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상대방은 협상 마감시한까지 협상을 지연시키다가 마감시한이 임박해서 협상조건을 제시하게 될 것이고, 결국 제대로 협상을 해보지도 못하고 협상을 종료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협상 마감시한은 가급적 유연성을 가지고 정하되, 때에 따라서는 협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상대방에게 암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라이센서가 협상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협상 조건을 라이센시가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에, 라이센스를 허락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라이센시는 사업을 그만두거나 침해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에서의 우월적 지위는 시간이 해당 국가의 규제 정책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뀜에 따라, 라이센서와 라이센시의 역학관계가 변경될 수도 있으므로, 라이센서가 협상 기간 동안 지나치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라이센서는 협상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홈그라운드에서 협상을 하고자 할 것이고, 그 결과 라이센시는 라이센서가 지정한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로 인해, 라이센서는 유리한 위치 및 회의실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대부분 라이센시가 협상장소(특히, 자신의 홈그라운드)를 지정할 수 있는 경우가 적기는 하겠지만, 협상의 장기간 계속되거나 협상을 여러 차례 계속해야 하는 경우는 라이센서의 홈그라운드와 라이센시의 홈그라운드를 왕래하면 협상을 진행하는 안을 제안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이, 협상 장소가 여러 곳이 되는 경우에는 본인에게 유리한 장소에서 협상할 때, 중요한 주제가 협상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다양한 협상 시나리오를 준비하라

 

협상에 임하기에 앞서, 협상 참여자는 희망하는 협상 조건과 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을 미리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협상 조건의 범위를 설정하되, 상대방이 제시하는 조건을 예측하여 양보할 수 있는 한계치를 특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라이센시는 로열티 산정기준(매출액 또는 영업이익 등), 로열티 비율, 라이센스의 형태(독점 또는 비독점), 라이센스 기간, 로열티 지급 시기 등을 협상 조건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때, 라이센시는 각 협상 조건에 대하여 1)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 2) 상대방의 양보를 얻은 후 양보할 것, 3) 순차적으로 양보할 것으로 기준을 구분하고, 협상 테이블에서는 상대방의 제안 조건에 따라 미리 설정한 기준에 따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 협상 구성원의 협상 테이블 자리배치 예시도     © 특허뉴스

 

협상에 임하는 경우, 협상 참여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반드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최적의 대안을 정하지 않고 협상에 임하면,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해도 좋은지 아니면 협상을 종료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게 되고, 협상 테이블에서 이를 명확히 하지 않거나 번복한다면 상대방에게 불신만 심어주게 되어 이후에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원만한 협상이 이루어지기 어렵게 된다.

협상 결렬을 선언할 수 있는 한계 조건(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하여 취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은 법률상의 문제가 아니라 협상 당사자가 속한 회사의 정책 또는 전략에 해당하는 문제이므로, 회사 내부의 권한자(경영진)와 협의를 통하여 정할 수 있다. 협상의 한계 조건이 정해지면, 협상 결렬시 그 대안에 따른 후속 조치 방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간의 협상, 협상금액이 매우 큰 경우, 또는 협상결과에 따라 회사의 존립이 결정되는 경우와 같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구성원은 2~5명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협상에 참여하는 구성원을 선별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게는 협상 리더, 선한 역할(Good Guy) 및 나쁜 역할(Bad Guy)로 구분할 수 있다. 리더는 협상을 수행하고, 필요한 경우 팀의 다른 구성원에게 지시를 하거나 구성원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선한 역할(Good Guy)은 상대방의 조건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표시함으로써, 상대방이 안도감을 가지도록 안심시켜서 긴장을 늦추도록 하며, 자신의 팀이 제시한 조건을 철회할 경우 이에 대한 의사표시를 한다. 반대로 나쁜 역할(Bad Guy)은 협상 진행을 방해하면서, 상대방이 제시하는 주장이나 관점을 약화시키고 때에 따라서는 상대편을 위협하고 약점을 폭로하기도 한다. 만약, 협상 참여자가 5인 정도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지연 전술을 통하여 협상을 지연시키고, 상대방이 제시한 의견을 철회시키도록 만들며, 협상 과정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강경파(Hard Liner)와 교착상태의 협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나 전술을 제안하고, 협상이 주요 쟁점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관리자(Sweeper) 역할로 더욱 세분화할 수도 있다.

▲ 합의 가능영역 - 대가의 범위가 중복되는 경우     © 특허뉴스

 

이 같이, 협상 구성원은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의 역할에 따라, 때로는 협상을 부드럽게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상을 결렬시킬 듯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면서 유리한 조건에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협상 조건 및 협상 참가자가 결정되면, 상대방이 제시할 협상조건을 감안하여 협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협상 시나리오의 최종 목표는 원하는 조건으로 타협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상정하여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때, 상대방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협상 조건이나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실제로 협상을 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예상치 못한 상대방의 대응이나 요구사항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양보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의 수용가능 범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요구 조건이나 반대 의견을 잘 파악하여, 상대방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예측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라이센시의 입장에 있다면,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라이센서)이 수용 가능한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예측함으로써, 자신의 협상가능 범위와 비교하여 합의가 가능한 영역을 판단할 수 있다. 라이센서가 수용 가능한 가격의 범위와 라이센시의 희망하는 가격의 범위가 중첩되는 경우, 협상은 합의가능 영역 내에서 로열티 가격이 결정된다.

반면, 라이센서의 수용 가능한 가격 범위와 라이센시가 희망하는 가격의 범위가 중첩되지 않는 경우는 협상이 타결되기 쉽지 않다. 이러한 경우, 협상을 결렬하기에 앞서 가격 이외의 다른 조건, 예를 들어, AS나 로열티 지급 기간, 개량기술의 제공, 마케팅 활동 등의 조건을 추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라이센서와의 협상 타결을 노력해 볼 수도 있다.

▲ 합의 가능영역 - 대가의 범위가 중복되지 않는 경우     © 특허뉴스

 

협상에 임할 때 애초에 최종제안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 방법도 가능하다(이는, GE 부사장 Boulware 의 협상 기법으로서 Boulwarism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협상은 한쪽 상대방이 이기면 상대방이 지는 Win-lose 게임이기보다는,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가는 하나의 협력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원만한 협상을 이루어가는 올바른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의 주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요구에 대하여 어느 정도 양보를 하는 것이 필요한데, 현명한 양보는 협상에 임하는 당사자 모두의 만족감을 높이게 된다.

현명한 양보를 위해서는 1) 최초 제안은 높게 하고, 2) 양보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상대방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3) 양보의 간격을 잘 조절하기만 하면 된다. 최초 제안을 앵커링(Anchoring)이라 하는데, 이를 통하여 협상과 양보의 여지가 생기고,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상대방의 만족감을 높여줄 수도 있다. 또한, 최초 제안이 선뜻 상대방에게 반영될 수도 있다. 제안 조건을 양보하는 경우에 상대방에게 그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최초 제안에 대한 신빙성을 제공하기 어렵고, 상대방은 쉽게 양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지속적으로 양보를 요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최초 제안에서부터 양보의 간격을 점점 줄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양보의 간격이 동일하면 상대방이 계속적 양보를 요구할 수 있고, 양보의 간격이 증가하는 경우에 상대방은 더욱 큰 양보를 요구하게 된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특허,특허경영,라이센스,라이센서,라이센시,협상,합의,로열티,전략,제안 관련기사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