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통신 특허패권, 중국이 63%로 압도... 한국은 ETRI 중심 추격, ‘보안 주권’ 전쟁 시작됐다

10년간 특허출원 7.6배 급증... 중국 독주 속 영국 우주 양자위성 실전 돌입
한국은 ETRI·KIST·KT 중심 기술축적에도 글로벌 확장 전략 시급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5/18 [11:51]

양자통신 특허패권, 중국이 63%로 압도... 한국은 ETRI 중심 추격, ‘보안 주권’ 전쟁 시작됐다

10년간 특허출원 7.6배 급증... 중국 독주 속 영국 우주 양자위성 실전 돌입
한국은 ETRI·KIST·KT 중심 기술축적에도 글로벌 확장 전략 시급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5/18 [11:51]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양자컴퓨터 시대가 현실권에 진입하면서 기존 암호체계의 붕괴 가능성이 국가 안보와 산업 질서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해독 불가능한 통신’을 목표로 한 양자통신 기술이 글로벌 전략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섰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양자통신 기술 특허동향 분석(2014~2023)’에 따르면, 양자통신은 단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국가 주도의 특허 전쟁 단계에 진입했으며, 그 중심에는 중국의 압도적 지배력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 세계 양자통신 특허출원은 2014년 144건에서 2023년 1,097건으로 약 7.6배 증가했다. 2022년 1,066건, 2023년 1,097건으로 최근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며 기술 상용화 기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 급격한 상승세는 양자암호통신, 양자키분배(QKD), 위성 기반 양자 네트워크가 국가 인프라 경쟁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국가별 점유율은 사실상 ‘중국 1강 체제’다. 전체 특허의 63%를 중국이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고, 미국(14%), 한국(6%), 일본(5%), 스위스(2%)가 뒤를 잇는다. 과거 5년과 최근 5년 비교에서도 중국은 64%에서 62%로 여전히 절대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12%에서 15%로 소폭 확대, 한국은 7%에서 6%로 다소 정체됐다. 이는 양자통신이 민간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안보·표준 경쟁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중국의 강점은 단순한 출원량이 아니라 ‘내수 중심 대규모 권리화’ 전략이다. 중국의 해외특허 비중은 7.5%에 불과하지만, 방대한 자국 출원으로 기술 생태계와 표준 주도권을 내부에서 선점하고 있다. 주요 출원인으로는 퀀텀씨텍(4.5), 베이징우전대학(2.2),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공사, 화웨이, 중국과학원, 루반양자기술, 알리바바 등이 포진해 있다. 즉 정부·대학·국영기업·빅테크가 총동원된 구조다. 이는 양자통신을 상업기술이 아닌 ‘디지털 안보 인프라’로 간주하는 중국식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전체 점유율은 14%지만 해외특허 비중 52.6%로 글로벌 시장 지향성이 강하다. 일본(89.4%)과 스위스(82%)는 해외특허 비중이 특히 높아 국제 표준·국경 간 보안 네트워크를 겨냥한 전략이 두드러진다. 일본 도시바는 글로벌 주요 출원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양자암호 상용화 분야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영국이 스페이스X 트랜스포터-16편을 통해 양자통신 큐브위성 ‘SPOQC’를 발사한 사례는 양자통신이 지상 네트워크를 넘어 우주 기반 보안망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은 이미 SpeQtre에 이어 두 번째 위성 미션에 돌입했으며, 양자 신호 송수신 실증에 나선다. 이는 향후 글로벌 금융·군사·외교 통신 인프라가 ‘양자 위성망’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은 아직 글로벌 점유율 6%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2.3%로 가장 강력한 특허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8.0), 개인(7.5), KT(6.2), LG전자(5.9),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AIST, 경희대 등이 뒤를 잇는다. 이는 한국이 통신 인프라, 연구기관, 대학, 일부 민간기업이 함께 기술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의 해외특허 비중은 39.8%로 미국·일본·스위스보다 낮고 중국보다는 높다. 즉 기술력은 축적 중이지만 국제 표준 주도권 경쟁에서는 아직 전략적 집중이 필요하다. 특히 양자통신은 반도체처럼 단일 제품 시장이 아니라 국가 기간망·국방·금융보안·위성 네트워크와 연결되기 때문에, 단순 연구개발보다 ‘국가 플랫폼 전략’이 중요하다.

 

결국 양자통신 경쟁은 “누가 먼저 더 빠른 양자컴퓨터를 만드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양자 시대에도 해킹되지 않는 통신망을 먼저 깔아두느냐”의 문제다. 중국은 대규모 특허로 내수 패권을, 미국·일본·스위스는 국제 표준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영국은 우주 실증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ETRI와 KIST, KT를 중심으로 강한 연구 기반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제 필요한 것은 개별 기술 축적을 넘어 ‘국가 양자보안 인프라’ 전략이다. AI 시대가 데이터 경쟁이었다면, 양자 시대는 신뢰와 보안의 경쟁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양자통신 특허에서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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