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품, 이제 ‘상품’이 아니라 ‘상표전략’이다"... 2만9,683건 데이터가 드러낸 지역브랜드 경쟁력의 격차

경기·경북·충남·전남은 상표 출원 선도, 광주·대전·울산·세종은 상표 출원 부진
지리적표시·단체표장·지자체 인증을 넘어 ‘통합 브랜드 거버넌스’가 성패 가른다

이성용 기자 | 기사입력 2026/05/09 [18:16]

"지역 특산품, 이제 ‘상품’이 아니라 ‘상표전략’이다"... 2만9,683건 데이터가 드러낸 지역브랜드 경쟁력의 격차

경기·경북·충남·전남은 상표 출원 선도, 광주·대전·울산·세종은 상표 출원 부진
지리적표시·단체표장·지자체 인증을 넘어 ‘통합 브랜드 거버넌스’가 성패 가른다

이성용 기자 | 입력 : 2026/05/09 [18:16]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지역 특산품은 더 이상 단순한 농수산물이나 지역 홍보용 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특정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 문화, 전통 생산기술이 결합된 고유 자산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지식재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유망산업·이슈 분야 상표 심층분석: 지역 특산품'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를 상표 데이터로 확인했다. 보고서는 지역 특산품을 지역 주민 소득, 일자리, 관광·문화산업, 수출, 해외시장 진출과 연결될 수 있는 전략 자원으로 규정하고, 지자체별 특산품 목록과 상표 데이터를 연계해 지역브랜드의 현실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분명하다. 국내 지역 특산품 보호체계는 이미 다층적으로 마련돼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산품 인증제도,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제도, 상표법상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증명표장 제도가 병존한다. 그러나 제도가 많다는 것은 곧 전략이 정교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보호체계가 중복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혼란, 정책 효과의 분산, 영세 생산자의 제도 선택 실패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보고서의 핵심 문제의식이다. 특히 영세 농어민이나 지역 소상공인은 인증마크,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고, 그 결과 중복 등록이나 부적절한 권리 선택, 브랜드 활용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되는 수치는 총 2만9,683건이다. 보고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특산물 목록,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 등록품, 상표법상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증명표장 데이터를 수집·정제한 뒤 KIPRIS PLUS 상표 데이터와 결합했다. 그 결과 특산물 관련 상표 2만5,762건, 지리적표시등록품 관련 상표 1,357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증명표장 관련 상표 3,698건이 확인됐고, 중복을 제거한 전체 지역 특산품 관련 상표 출원은 2만9,683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격차는 컸다. 상표 출원인 기준으로 특산품 관련 상표가 가장 많이 출원된 지역은 경기 6,414건이었다. 이어 경북 4,217건, 충남 3,380건, 전남 3,243건 순이었다. 반면 광주, 대전, 울산, 세종은 지역 특산품 관련 상표 출원 활동이 70건 이하로 부진했다. 지역 특산품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상표로 권리화하고, 시장에서 브랜드로 활용하는 역량은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상표 출원 밀집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역 특산품별 평균 상표 출원 건수를 약 23건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경기의 상표 출원 밀집도는 59건, 제주는 54건, 충북은 32건으로 높았다. 반대로 세종과 전북은 9건 수준으로 낮았다. 이는 단순히 특산품 수가 많고 적은 문제가 아니라, 특정 품목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브랜드화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같은 지역 특산품이라도 상표 포트폴리오를 넓게 구축한 지역은 상품, 가공품, 서비스, 관광, 온라인 유통까지 확장할 여지를 확보하지만, 상표 공백이 큰 지역은 원물 판매나 단기 홍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품목별로 보면 지역 특산품 상표 출원의 중심은 여전히 농산물이다. 전체 출원 상표 기준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품목은 쌀 3,410건이었다. 이어 인삼 1,917건, 배 1,597건, 사과 1,152건, 딸기 908건, 포도 863건, 채소 853건, 고추 676건, 토마토 590건, 감자 410건 순이었다. 유효 상표 기준으로도 쌀 1,472건, 인삼 697건, 사과 575건, 채소 548건, 배 533건 등 농산품 중심 구조가 유지됐다. 그러나 눈에 띄는 품목도 있다. 유효 상표 기준 상위 10개 품목에 제주 지역 특산품인 ‘향수’가 203건으로 포함됐다. 이는 지역 특산품 전략이 더 이상 농수산물에만 머물지 않고, 향수·화장품·관광·문화상품 등 비농업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품목’ 조합으로 보면 브랜드 경쟁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전체 출원 상표 기준으로는 제주 향수 728건, 금산 인삼 724건, 성남 배 548건, 성남 허브 540건, 제주 감귤 396건, 고양 쌀 369건 등이 다출원 품목으로 나타났다. 유효 상표 기준으로도 제주 향수 430건, 금산 인삼 348건, 제주 감귤 286건, 성남 허브 261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금산 인삼과 천안 호두는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돼 있어, 지역성과 상품성을 상표권 기반으로 결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상표 출원이 많다고 해서 모두 성공적인 브랜드 관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지리적표시 등록품 중 상표 출원이 많은 사례로 보성녹차 57건, 한산모시 36건, 나주배 33건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보성녹차의 경우 전남 보성에서 ‘보성녹차’를 상표명에 포함해 출원된 57건 중 등록 상표는 7건에 그쳤고, 31건은 거절되거나 출원 후 포기됐으며, 등록 후 소멸된 건도 1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명한 지역명과 품목명을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상표 권리화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브랜드는 명성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권리화 요건, 품질관리, 출원 전략, 사용 주체, 사후관리 체계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이번 보고서가 중요한 이유는 지역 특산품을 단순히 ‘지역 홍보물’이 아니라 ‘상표 데이터 기반 산업 자산’으로 분석했다는 데 있다. 분석 대상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전체였지만, 심층 분석은 서울·광역시·세종을 제외한 9개 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9개 도의 특산품 관련 출원 상표는 2만8,133건으로 전체 특산품 관련 상표 데이터의 94.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출원·공고·등록 상태의 유효 상표는 1만2,398건으로, 9개 도 출원 상표의 44.1%였다. 전체 지역 기준 특산품 유효 상표는 1만2,919건으로 전체 2만9,683건의 43.5% 수준이었다.

 

충북 사례는 지역 안에서도 상표 격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충북은 괴산, 단양, 보은, 영동, 옥천, 음성, 제천, 증평, 진천, 청주, 충주 등 11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118개의 특산품 품목을 관리하고 있다. 이 중 상표 출원이 확인된 품목은 72개였고, 지리적표시등록품 9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16건 등이 활용되고 있었다. 충북 지역 특산품 관련 상표는 최근 20년간 매년 평균 56건 출원됐으며, 2025년 3월 기준 출원·공고·등록 상표는 1,071건이었다.

 

충북 내부에서도 편차는 뚜렷했다. 특산품 관련 상표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지역은 음성 436건이었다. 이어 옥천 122건, 진천 117건, 영동 106건, 괴산 87건 순이었다. 반면 청원 2건, 청주 6건, 증평 25건은 특산품 상표 공백지역으로 확인됐다. 품목별로는 인삼 203건, 쌀 122건, 복숭아 86건, 배 78건, 마 71건 등이 많았고, ‘음성 인삼’ 108건, ‘음성 쌀’ 77건, ‘음성 마’ 71건 등 음성 지역의 상표 활동이 두드러졌다. 이는 지역 특산품 정책이 광역 단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초지자체 단위의 권리화·브랜드화 역량을 함께 봐야 함을 시사한다.

 

문제는 제도 자체의 복잡성이다. 지방자치단체 인증제도는 품질·안전성 검증과 홍보·판로 지원, 포장비나 검사비 등 행정 지원에 강점이 있다. 반면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는 농수산물과 가공품을 대상으로 하며, 품질수준 유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후관리 의무가 따른다. 상표법상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은 농수산물뿐 아니라 공산품과 가공품까지 포괄할 수 있고, 상표권을 기반으로 침해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식재산처가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에 대해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역 특산품 보호전략은 하나의 제도 선택으로 끝나기 어렵다. 단기 판촉과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면 지자체 인증제도가 유용하고, 농수산물의 품질·명성·지역성을 제도적으로 보증하려면 지리적표시제도가 필요하다. 반면 지역명과 품목명을 상표권으로 보호하고, 가공품·공산품·서비스업까지 확장하려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이나 일반 상표 전략이 중요하다. 동일 품목이라도 예산, 시장전략, 수출 가능성, 생산자 조직 수준에 따라 인증·지리적표시·단체표장을 병행하거나 단계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보고서는 지역 특산품 관련 조례의 중요성도 짚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특산물’ 및 ‘특산품’을 검색한 결과 관련 조례는 총 188개로 확인됐지만, 서울특별시와 대전광역시는 지역 특산품 관련 조례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례 명칭과 특산품 명칭도 ‘특산품’, ‘특산물’, ‘농특산물’, ‘농수특산물’ 등으로 통일되지 않았다. 이는 지역 특산품 정책의 제도적 기반이 지역별로 균일하지 않고, 브랜드 관리 체계 역시 분산돼 있음을 보여준다.

 

▲ 지역 특산품 보호체계에 따른 표시(예시:이천쌀)(출처=kiip보고서)  © 특허뉴스


국내외 우수 사례는 지역 특산품의 미래 방향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이천시의 ‘임금님표 이천쌀’과 경상북도 과수 공동브랜드 ‘데일리’가 대표 사례로 분석됐다. 이천시는 쌀을 일반 쌀과 차별화하기 위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일반 상표, 지리적 특산품 등록을 병행했다. 특히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되던 쌀이라는 역사·문화적 사실을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해 ‘임금님표’를 쌀뿐 아니라 과일, 채소류, 축산물, 가공식품까지 포함하는 광역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 가치가 875억 원으로 평가된다고 제시했다.

 

경북의 ‘데일리’는 특정 품목 하나에 머물지 않는 공동브랜드 전략이다. 2007년 전국 최초 수출사과 공동브랜드로 출발한 데일리는 사과뿐 아니라 복숭아, 자두, 포도 등 경북 주력 과수를 통합한 광역 브랜드로 확장됐다. 도내 16개 시·군, 57개 산지유통센터에서 공동선별을 실시하고, 중량·당도·색택 기준으로 상위 50% 이상 상품만 데일리 브랜드로 출하하는 등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지역 특산품 브랜드의 핵심이 ‘예쁜 이름’이 아니라 선별·품질·유통의 통합 관리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해외 사례는 더 강한 메시지를 준다. 일본 이마바리 타올은 지역 전통산업의 위기를 브랜드 전략으로 극복한 대표 사례다. 이마바리 지역은 타올 재도약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력 향상과 산지 브랜드화를 추진했고, 2007년 일본 지역단체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이후 로고와 품질보증 마크를 통해 지역성과 품질을 결합했다. 보고서는 2022년 기준 일본 내 타올 유통량 중 국산 비중이 약 18.4%이고, 그중 이마바리 타올이 약 11.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아트 융합 프로젝트까지 추진하며 타올을 제품에서 예술·IP·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일본 사가현의 티투어리즘은 지역 특산품을 관광 경험으로 확장한 사례다. 우레시노 차는 재배면적이 2019년 기준 약 750헥타르로 일본 전국 차 생산지의 1.8%에 불과한 소규모 산지였다. 차 농가 수도 약 550가구에서 280가구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지역 산업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사가현은 우레시노 차를 온천, 도자기와 결합했다. 1,300년 역사의 우레시노 온천, 500년 역사의 우레시노 차, 400년 역사의 히젠요시다 야키를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어 ‘차+온천+도자기’라는 체류형 경험을 만들었다. 이는 지역 특산품이 원물 판매를 넘어 관광·문화·체험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썬키스트와 뉴질랜드 제스프리는 지역 특산품의 글로벌 브랜드화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썬키스트는 캘리포니아 과일생산자 조합을 기반으로 1908년부터 ‘Sunkist’ 상표를 사용하며 안전·건강·고품질 이미지를 구축했다. 재배자들이 유통과 판매를 통제하는 조직을 만들고, 수확·선별·출하, 국내 판매, 수출·가공·브랜딩을 단계적으로 관리했다. 제스프리는 ‘키위’ 명칭을 다른 국가들이 선점한 위기를 ‘Zespri’라는 글로벌 통합 브랜드 개발로 돌파했다. 뉴질랜드산 키위는 원칙적으로 제스프리를 통해서만 수출할 수 있도록 단일 수출창구 제도를 확립했고, 품질·가격·유통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하나다. 지역 특산품의 경쟁력은 상품 자체보다 생산자를 조직하고, 규칙을 만들고, 신뢰를 관리하는 거버넌스에서 나온다. 좋은 쌀, 좋은 사과, 좋은 차, 좋은 타올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품질을 관리하는가, 누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침해에 대응하는가, 누가 공동브랜드 사용 기준을 정하는가, 누가 유통과 가격을 통합 관리하는가가 중요하다.

 

한국 지역 특산품 정책도 이제 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지역은 특산품을 ‘지역 축제’, ‘홍보물’, ‘인증마크’ 중심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 프리미엄 소비, 수출, 관광, IP 라이선싱이 결합되는 시장에서는 이 방식만으로 부족하다. 지역 특산품을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 보고, 상표권·지리적표시·품질관리·가공상품·관광콘텐츠·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결합해야 한다.

 

특히 상표 공백지역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광주, 대전, 울산, 세종처럼 상표 출원 활동이 부진한 지역은 특산품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조례, 권리화 지원, 생산자 조직, 브랜드 전략이 약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도 상표 출원이 부진한 지역의 경우 지역 특산품 관련 법적 기반, 즉 조례가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광주 2건, 대전 0건, 울산 2건, 세종 1건 수준의 조례 기반은 지역브랜드 육성 정책을 체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 출처=생성형 AI 이미지   © 특허뉴스


앞으로의 지역 특산품 전략은 세 가지 방향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첫째, 지역별 대표 상징 브랜드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 이천의 ‘임금님표’, 경북의 ‘데일리’, 이마바리의 ‘이마바리 타올’, 캘리포니아의 ‘썬키스트’, 뉴질랜드의 ‘제스프리’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품목을 넘어선 통합 자산이 돼야 한다. 둘째, 생산자 단체를 실질적 운영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형식적인 조합이나 단체가 아니라 품질, 선별, 출하, 가격, 유통, 침해 대응을 실제로 관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셋째, 원물 판매를 넘어 가공·체험·관광·디지털 IP로 확장해야 한다. 쌀은 빵과 음료, 과일은 프리미엄 패키지와 수출 브랜드, 차는 온천·도자기와 결합한 관광상품, 타올은 디지털 아트와 결합한 글로벌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결국 지역 특산품의 미래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권리화하고, 얼마나 신뢰 있게 관리하며, 얼마나 넓게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표 데이터는 지역브랜드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다. 경기, 경북, 충남, 전남처럼 이미 상표 기반을 넓힌 지역은 다음 단계로 품질관리와 글로벌 확장을 고민해야 한다. 반면 상표 공백이 큰 지역은 먼저 조례, 출원 지원, 생산자 조직, 공동브랜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특산품은 지역의 이름을 붙인 상품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기술, 사람과 자연, 품질과 신뢰를 묶은 지식재산이다. 이제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단순한 특산품 판매가 아니라, 지역 특산품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상표를 확보하지 못한 특산품은 시장에서 쉽게 잊히고, 품질관리가 없는 브랜드는 신뢰를 잃는다. 반대로 권리화와 거버넌스를 갖춘 지역 특산품은 농산물에서 가공품으로, 관광으로, 수출로, 나아가 글로벌 IP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역 특산품 경쟁은 이제 생산 경쟁이 아니라 상표전략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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