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감, 500년 만에 붙잡았다"... KAIST, 중력 불안정성 제어 원리 규명

휘발성 액체 증발로 ‘마랑고니 효과’ 유도... 정밀 코팅·3D 프린팅·우주 유체 제어까지 확장 가능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6/03/12 [15:37]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감, 500년 만에 붙잡았다"... KAIST, 중력 불안정성 제어 원리 규명

휘발성 액체 증발로 ‘마랑고니 효과’ 유도... 정밀 코팅·3D 프린팅·우주 유체 제어까지 확장 가능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6/03/12 [15:37]

▲ (좌측 사진)냉장고 천장 표면을 따라 맺힌 얼음 액적 사진. (우측 사진)마랑고니 효과. (좌)후추가루가 떠있는 물이 담긴 접시. (우)세제로 가운데를 오염시켰을 때 가장자리로 움직이는 후추가루.(사진=KAIST)  © 특허뉴스

 

500여 년 전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릴 당시 겪었던 물리적 난제가 현대 과학기술로 풀렸다. 천장에 칠한 물감이 중력 때문에 떨어지는 현상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하는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이 중력에 의해 액체막이 붕괴되는 ‘중력 불안정성’을 계면유체역학적으로 재해석하고, 휘발성 액체 증발을 활용해 이를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천장에 액체를 바르면 얇은 액체막이 형성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로 흘러내리거나 물방울로 떨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레일리–테일러 불안정성(Rayleigh–Taylor instability)’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력이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자연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거꾸로 매달린 액체에 소량의 휘발성 액체를 혼합하면 증발 과정에서 액체 표면의 농도 분포가 변화하고 표면장력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표면장력이 다른 영역 사이에서는 액체가 표면을 따라 흐르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마랑고니 효과(Marangoni effect)’라고 한다.

 

연구 결과 이 표면 흐름이 아래로 떨어지려는 액체를 위쪽으로 끌어올리며 중력에 의한 불안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실험과 이론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특정 조건에서는 액체막이 중력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일부 조건에서는 액적이 떨어지지 않고 액막이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새로운 유체 거동도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외부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고도 액체의 조성과 증발이라는 자연적 과정을 이용해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원리는 향후 정밀 코팅과 전자회로 인쇄, 3D 프린팅 등 첨단 제조 공정에서 더욱 얇고 균일한 액체막을 구현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기울어진 표면에서도 안정적인 도포가 가능해 산업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우주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시된다.

 

김형수 교수는 “레일리–테일러 불안정성은 중력이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는 액체의 조성과 증발이라는 자연적 과정을 이용해 외부 에너지 없이도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최민우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1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학술지 표지논문(Frontispiece)으로도 선정됐다.

 

논문명은 Evaporation-Driven Solutal Marangoni Control of Rayleigh-Taylor Instability in Inverted Film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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