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질을 얼려도 안정적"... 리튬금속배터리 상식 뒤집은 ‘얼음 전해질’UNIST·KAIST, 상용 액체 전해질 동결로 고체 전해질급 성능 구현... Adv. Mater. 게재
고체 전해질 없이 기존 상용 액체 전해질을 ‘얼리는’ 방식만으로 리튬금속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해질이 얼면 배터리 충·방전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뒤집는 발견이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송현곤 교수팀과 KAIST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은 상용 전해질의 유기용매인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활용해 ‘얼음 전해질’을 구현하고, 해당 환경에서의 리튬 이온 전달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1월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배터리 전해질은 일반적으로 유기 용매에 리튬염이 녹아 있는 구조로, 리튬이온이 이를 통과하며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충·방전이 이뤄진다. 에틸렌 카보네이트는 어는점이 37℃로, 상온(약 25℃)에서는 고체 상태를 유지한다. 통상적으로는 어는점을 낮추기 위해 다른 용매와 혼합해 사용하지만, 연구팀은 리튬염만 소량 첨가해 얼음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실험 결과, ‘얼음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는 약 0.64 mS/cm, 리튬 이온 전달수는 0.8로 측정됐다. 이는 별도로 개발된 고체 전해질과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해당 전해질을 적용한 리튬금속배터리는 상온에서 4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내부 단락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리튬금속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최대 50% 높은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지만, 액체 전해질과 리튬금속 음극 간 높은 반응성으로 인해 고체 전해질 개발이 필수적인 과제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고체 전해질이 아닌 ‘동결된 액체 전해질’에서도 유사한 안정성과 성능 확보가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얼음 전해질의 작동 원리도 규명했다. 분석에 따르면, 고정된 용매 분자 사이에서 리튬 양이온이 이웃 분자의 산소 원자를 따라 ‘호핑(hopping)’ 방식으로 이동한다. 산소 원자를 징검다리 삼아 빠르게 건너뛰는 이 이동 메커니즘이 높은 이온 전달 성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얼음 구조에서는 불필요한 음이온과 용매의 움직임이 억제돼 부반응이 감소하고, 물리적으로 수지상(dendrite) 성장을 억누르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는 리튬전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지상이 분리막을 관통해 단락을 일으키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송현곤 교수는 “고체 전해질은 무기물이나 특수 고분자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용매 분자가 부분적으로 결합한 얼음 구조에서도 이온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현실적 온도 조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녹는점이 높은 유기 용매 조합을 추가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해질 설계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동시에, 리튬금속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논문명은 Lithium-Ion Conduction Through Frozen Phase of Organic Electrolytes for Lithium Batter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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