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왜 늙는가 밝혀냈다”... UNIST·서울대·포스텍, 전고체 배터리 열화 원인 세계 최초 규명

리튬이온 통로 막는 계면 반응의 실체 밝혀… 폭발 위험 없는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 설계 청사진 제시

염현철 기자 | 기사입력 2025/10/14 [14:01]

“꿈의 배터리, 왜 늙는가 밝혀냈다”... UNIST·서울대·포스텍, 전고체 배터리 열화 원인 세계 최초 규명

리튬이온 통로 막는 계면 반응의 실체 밝혀… 폭발 위험 없는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 설계 청사진 제시

염현철 기자 | 입력 : 2025/10/14 [14:01]

▲ 정량적 미세구조 분석을 위한 2D FIB–SEM 이미지 기반 디지털 트윈3D 양극 복합체 재구성 모델.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양극 복합체 내 양극입자 및 양극입자 표면에 형성된 공극 정보 추출(그림 및 설명=UNIST)  © 특허뉴스

 

‘폭발 없는 배터리’의 걸림돌, 계면에서 찾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불연성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폭발 위험이 없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Dream Battery)’로 불린다.

하지만 이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아온 최대 난제는 양극과 고체전해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계면 열화’ 현상이었다.

 

이제, 그 열화의 원인이 드디어 밝혀졌다.

UNIST 김동혁 교수(에너지화학공학과), 서울대학교 정성균 교수(첨단융합학부), 포스텍 홍지현 교수(화학공학과) 공동연구팀은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의 열화 메커니즘을 정밀 분석하고, 계면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에 게재됐다.

 

리튬이온의 통로를 막는 ‘보이지 않는 반응’의 실체

 

연구진은 전고체전지의 성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하되는 이유가 양극과 고체전해질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분해와 구조적 손상 때문임을 밝혀냈다.

즉, 계면 반응이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를 막고, 미세구조를 불균일하게 변화시켜 결국 전지의 용량과 수명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리튬 디플루오로포스페이트(LiDFP)를 이용해 양극 표면에 초박막 코팅층을 형성하고, 머신러닝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용해 입자 단위에서 전극 단위까지의 반응을 정밀 추적했다.

 

분석 결과, 코팅층은 단순한 보호막 역할을 넘어서 계면에서의 화학 분해를 억제하고 리튬이온의 통로를 유지하는 ‘이중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화학적 열화와 기계적 손상이 동시에 억제되며, 전극 전체의 반응 균일성이 높아지고 용량 유지율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머신러닝+디지털 트윈으로 본 전고체 배터리의 ‘노화 과정’

 

이번 연구는 기존의 현미경 분석 수준을 뛰어넘어, 머신러닝 기반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 모델링을 통해 전극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고, 열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실시간·다차원적으로 재현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전고체전지 열화가 단일 요인이 아닌 ‘화학 반응·구조 변화·기계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규명했다. 이러한 정량적 분석은 앞으로 전고체전지 설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코팅은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다… 리튬의 새로운 통로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박찬현 박사(前 UNIST 에너지화학공학, 現 독일 Justus-Liebig University Giessen 박사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전고체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양극 입자 단위에서 전극 전체로 확장해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물”이라며, “코팅층이 단순한 화학 보호막이 아니라 리튬이온의 이동을 돕는 새로운 통로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전고체전지의 열화 원인 규명과 계면 설계 전략을 동시에 제시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 받는다. 무엇보다 장수명·고안정성 전지를 설계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차세대 전기차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산업계에서도 전고체전지의 ‘열화 없는 구동 안정성 확보’를 위한 설계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서울대·포스텍 공동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고체전해질 소재와 양극 계면 조합을 검증해 폭발 없는 고안정성 배터리 실현을 위한 차세대 전지 설계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다.

 

논문명은 Interfacial Chemistry-Driven Reaction Dynamics and Resultant Microstructural Evolution in Lithium-based All-Solid-State Batteri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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