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경희대 연구진이 단 하나의 조작된 무선 패킷으로 상용 스마트폰을 마비시킬 수 있는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스마트폰 통신 모뎀의 하위계층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을 정밀 분석해, 이동통신 보안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은 경희대 박철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테스트 프레임워크 ‘LLFuzz(Lower Layer Fuzz)’를 활용해 스마트폰 통신 모뎀의 하위계층(RLC, MAC, PDCP, PHY)에서 11개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냈다. 실험은 애플, 삼성, 구글, 샤오미 등 글로벌 제조사의 스마트폰 15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7개 취약점은 CVE(일반적인 취약점 및 노출) 번호를 부여받고 제조사에서 보안 패치를 적용한 상태다. 그러나 나머지 4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연구진은 단 하나의 조작된 무선 패킷만으로 스마트폰 모뎀이 즉시 크래시되는 현상을 직접 시연한 데모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스마트폰이 초당 23MB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던 중, 조작된 패킷이 주입되자마자 모뎀이 마비되고 이동통신 신호가 완전히 사라지는 장면이 포착된다. 이는 단일 패킷만으로도 모뎀 전체가 무력화될 수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통신 모뎀의 하위계층이 암호화나 인증이 적용되지 않은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안 연구들이 주로 상위계층(RRC, NAS)에 집중된 반면,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간과된 하위계층의 상태 전이 및 오류 처리 로직을 분석했다.
해당 취약점은 Qualcomm, MediaTek, Samsung, Apple 등 주요 칩 제조사의 모뎀칩에도 영향을 미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저가형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IoT 기기 등 다양한 기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
연구팀은 LLFuzz로 5G 하위계층 분석도 진행 중이며, 단 2주 만에 2개의 추가 취약점을 발견했다. 이는 5G 기반 장비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상존함을 의미하며, 향후 더욱 체계적인 보안 테스팅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KAIST 김용대 교수는 “통신 모뎀은 외부 신호를 암호화 없이 수용하는 구조여서 공격자가 의도적으로 만든 패킷만으로도 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동통신 보안 테스팅의 표준화가 시급함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연구의 제1 저자는 KAIST 박사과정생 투안 딘 호앙(Tuan Dinh Hoang)이며, 해당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버보안 학회 중 하나인 USENIX Security 2025에서 오는 8월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은 LLFuzz: An Over-the-Air Dynamic Testing Framework for Cellular Baseband Lower Layer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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